이 내용 사회정책부 박유영 기자와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박 기자, 정부가 머쓱할 만한 조사결과가 나왔어요. 정부는 한 달 휴가 이야길 했지만 있는 연차도 못 쓰는 직장인이 수두룩하다 이건데, 국책 연구기관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있죠?
【 기자 1 】
맞습니다. 정부 예산을 받아 정책 연구를 진행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보면요.
2021년 기준으로 직장인은 평균 17일 정도 연차가 있지만 사용한 건 11.63일로 5일 이상은 못 쓴 것으로 나왔습니다.
근속일수가 쌓일수록 연차가 더 많이 발생하니까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요.
20대부터 50대까지 11일대로 차이가 거의 없는 걸 보면, 직장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1년 동안 2주일을 채 못 쉰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 질문 2-1 】
그렇군요. 희망 근로시간에 대한 내용도 있다고요?
【 기자 2-1 】
네, 직장인들에게 1주일에 얼마나 근무하고 싶은지 물어봤더니 40시간이 채 안 됐습니다.
법정 근로시간이 하루 8시간이니까 주 5일 기준으로 하면 추가 근무없이 딱 그 정도, 오히려 그보다 적게 일하고 싶다는 얘깁니다.
이번엔 연령대별로 약간 차이가 있었는데요.
흔히 MZ세대로 불리는 20대는 35시간, 30대는 36시간, 40대는 37시간, 50대는 38시간을 근무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이번에 윤 대통령이 주 69시간제 보완을 지시하면서 '특히 MZ세대 의견을 잘 들어보라'고 주문했잖아요.
그 MZ세대 인식과 관련해 정부의 다른 용역보고서를 살펴봤는데요.
요즘 청년층이 직장을 구할 때 제일 크게 고려하는 게 뭐일 것 같으세요?
【 질문 2-2 】
아무래도 임금 아닐까요?
【 기자 2-2 】
저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는데, 청년층은 일과 여가의 균형 보장, 그러니까 '워라밸'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 다음 순서가 임금이었고요.
워라밸이 1번, 임금이 2번이라는 응답은 2021년보다 2022년에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 질문 3 】
이런 조사들을 정부가 왜 놓쳤을까 싶지만 정책이란 게 근로자만 대변할 순 없으니까요. 사용자 입장은 또 다를 테고.. 주 69시간 관련해 오늘 대통령실 언급이 있었는데 짚어주시죠.
【 기자 3 】
오늘 오후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말인데요.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대기 / 대통령실 비서실장
- "주 69시간이라는 아주 극단적이고 별로 일어날 수 없는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진의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김 실장은 주 단위로 묶여있는 근로시간을 월부터 연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해서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려고 한 건데 특정 숫자만 부각돼 안타깝다, 이런 취지로 설명했는데요.
여당은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인 정부를 향해 "이번엔 실수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에둘러 전했는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취지와 다르게 자칫 다른 부분이 확대되어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정책의 입안·발표 이전에 당과 정부, 대통령실 간에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선행되어야…. "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을 상한캡으로 제시한 만큼 시간은 일단 50시간대로 바뀔텐데, 이렇게 되면 주 69시간 발표 때 일제히 환영했던 경영계의 반발이 예상되고요.
또 '60시간' 얘기가 나오자마자 "그래도 길다"고 받아친 청년층도 만족할 지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다음달 중순까지 여러 직군, 여러 계층 이야기를 쭉 듣고, 재입법예고까지 염두해서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단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