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아이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연합뉴스 |
14일(현지시간)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상암동에 들어설 대관람차 '서울링' 구상을 구체화하고자 런던아이를 직접 탔습니다.
↑ 런던아이 / 사진=서울시 공동취재단 제공 |
2000년 운행을 시작한 런던아이는 최고 높이가 135m에 달하는 대관람차입니다.
한 번에 25명까지 탈 수 있는 캡슐 형태의 캐빈(cabin·객차) 32개가 바퀴 모양의 구조물(rim)에 달려 돌아갑니다.
한 바퀴를 도는 데 30분이고 가장 높은 지점에서는 반경 40㎞까지 경관을 볼 수 있습니다.
런던아이는 바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내륙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축과 이어진 지지대와 케이블이 구조물이 넘어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캐빈 양 끝에 달린 모터가 캐빈이 움직이는 각도를 조정해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캐빈 안에선 움직임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런던아이는 구조물 하단에 연결된 두 개의 바퀴가 구조물과 맞물려 돌아가는 원리로 움직입니다.
마치 톱니바퀴처럼 하단의 바퀴가 돌아가면서 구조물을 위로 올리면 내려올 때는 중력을 활용해 하강하는 방식입니다.
이 같은 원리는 런던아이와 달리 가운데 축과 살(spoke)이 없는 서울링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시 관계자는 "캐빈을 케이블로 연결한 뒤 케이블 자체를 돌리면 런던아이와 비슷한 구조가 된다"며 "캐빈이 직접 구조물을 타고 움직이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런던아이처럼 캐빈을 잡아주는 바큇살이 없다 보니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 상암동 하늘공원에 180m 대관람차 '서울링' / 사진=서울시 |
게다가 서울링 높이는 런던아이보다 약 45m 높은 180m로 설계됩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아인 두바이(폭 257m)에 이어 세계 2위, 가운데가 빈 고리형 대관람차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크기입니다.
현존하는 고리형 대관람차는 2018년 운행을 시작한 높이 145m의 중국 산둥(山東) 지역 '보하이의 눈'이 유일합니다.
런던아이 설계업체 측은 서울링의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날 오 시장과 동승한 런던아이 설계업체 스타네스의 존 헨리 디자이너는 "런던아이의 서스펜션(무게를 받쳐주는 케이블) 구조보다 살 없는 구조가 더 안전하고 시공도 더 간단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링은 구조물을 지지하는 케이블 없이 관람차를 돌리기만 하면 되기에 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는 설명입니다.
관리 측면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자주 청소한다면 황사나 먼지로 시야가 가려지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런던아이 설계자이자 서울링 자문에 응한 힐 스미스 스타네스 대표도 "런던아이를 설치했을 때보다 자재도 가벼워지고 기술도 더 좋아져 바큇살 없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탑승이 끝난 뒤 취재진에 "역학적, 기술적으로 안정되게 구현될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설명을 듣고 좀 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또 "고리 형태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며 "(세계 최대 고리형 대관람차를) 처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와볼 가치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민간투자를 받아 상암동 하늘공원에 서울링을 만들 예정입니다.
2025년 6월 착공해 2027년 12월 완공이 목표입니다.
사업비는 약 4천억원이지만 설계와 공사 기간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시는 투명한 튜브 안에서 캐빈이 돌아가는 방식을 일단 제시했지만, 실제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검토한 뒤에야 확정됩니다.
민간기업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관람료를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런던아이 이용료는 약 40파운드(6만3천원)입니다.
사업비는 1천584억원이 투입됐지만 연간 350만명이 찾아오면서 운영 업체는 3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했습니다.
런던아이가 인기를 끌면서 인근 건물 가격이 4∼5배 오르고 런던 관광 활성화로 이어졌다는 게 런던아이 운영사 측의 설명입니다.
런던아이의 성공을 계기로 2008
서울시는 입지적인 면과 디자인 경쟁력 등에서 서울링의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또 다른 문제인 접근성은 월드컵경기장과 연결되는 곤돌라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주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bninternj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