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0조 투자·160만 고용…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만든다

삼성,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300조원 투자
기흥·화성-평택-용인 '반도체 삼각 편대' 구축

↑ 박수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2042년까지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첨단 산업 생태계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집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계획으로 국내에 화성·기흥-평택-용인을 연결하는 '반도체 삼각편대'를 구축하게 돼 메모리 분야 초격차를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1등을 넘볼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정부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용인에 71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6%, 전체 설비투자액의 24.2%, 총 수출의 19.4%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자 안보의 중요 자산으로 꼽힙니다.

특히 최근 미국과 대만,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정부 지원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는 물론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민관이 힘을 합쳐 '반도체 강국'을 위한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도 보도자료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국가 핵심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획기적인 결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현장 점검하는 이재용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삼성은 이번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에 힘입어 국내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국가 차원의 높은 경제 효과는 물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치열한 '반도체 대전'에서 경쟁국을 제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확보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구축될 특화단지 '코리아 실리콘 힐즈'를 시스템 반도체 포함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단일 단지로 글로벌 반도체 허브 임무를 수행하도록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용인에 짓는 반도체 신규 산업단지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효과는 생산 유발 700조원, 고용 유발 160만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2019년 연구 결과 반도체 라인 1개 건설 시 128조원의 생산 효과가 유발됩니다. 또 47조원의 부가가치와 37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됩니다.

구체적으로 산단 조정에는 향후 10년간 100조원을 포함해 2042년까지 총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로 인한 직간접 생산유발은 700조원입니다. 부지 조성·건설·제조설비 등 직접투자가 300조원, 이로 인한 생산유발효과 400조원 등입니다.

고용 효과는 160만명 수준으로 기대됩니다. 이중 직접고용은 3만명으로, 상주 협력사 2만6000명, 건설인력 5만명 등입니다.

또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낙수 효과로 지방 균형발전도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외에도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비수도권에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상생 프로그램도 지방을 중심으로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사진 = 연합뉴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이번 반도체 신규 산단 조성으로 인한 가장 큰 혜택은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 곳곳에서 자국을 반도체 산업의 기지로 육성하려는 반도체 클러스터 대전에 불이 붙었습니다.

미국·대만·중국, 일본 등 반도체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 구조는 미국·대만·한국 등이 시장을 삼 분하는 '삼국지' 구도에서 경쟁 국가들의 난입으로 재편기를 맞았습니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재건하기 위해, 규슈섬의 구마모토를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불러 모으는 중입니다. 현재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리는 규슈에는 소니와 TSMC의 합작 팹이 건설되고 있으며, TSMC는 2022년 1월 일본에 2번째 팹 건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도 미국에 맞서서 '반도체 굴기'를 목표로 한 무서운 추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들도 반도체 테스트·패키징 등 후공정 시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반도체 산업의 미래 운명을 결정 지을 대형 생산기지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확보할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번에 구축할 '코리아 실리콘 힐즈'는 시스템 반도체 포함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단일 단지로 우뚝 설 전망입니다. 한국은 이번 투자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허브 기지를 유치하며 '반도체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집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반도체 공급망을 유치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책의 중요한 성과"라며 "반도체는 기업 한 곳의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이 쉽지 않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민관 합동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은 메모리 뿐 아니라 팹리스·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확장된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이 메모리 초격차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지도 관전 요소로 꼽힙니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평택과 미국 오스틴,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까지 고려해도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기술로는 밀리지 않지만 생산 능력 부족으로 '규모의 경제'인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의 시장 점유율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던 만큼 용인 클러스터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삼성은 향후 화성·기흥 벨트는 메모리·파운드리·R&D 중심, 평택과 용인은 첨단 메모리·파운드리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