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없이 K팝 생길 수 없었다 생각"
↑ 기조연설 하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 = 연합뉴스 |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관훈포럼에서 “SM 인수는 개인적인 비전은 아니었다”며 “사실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 거린 건 2019년부터다"라며 "그때부터 두 차례 오퍼를 넣었고 거절을 당한게 맞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이브 내부에서도 (SM 인수에 대한) 찬반 양론이 있었다"라며 "찬성 의견은 글로벌 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K팝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반대 입장은 그 비용을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적, 혁신적으로 쓰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하이브가 단순히 K팝만 하는 회사는 아니라는 의견” 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중순에도 하이브 내에서 SM 인수 논의가 있었지만 당시 방 의장은 반대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때는 내가 의장으로서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인수와 멀어졌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로드맵대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수만 전 총괄에게 연락이 오면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전했습니다. 방 의장은 "갑작스럽게 이수만씨에게서 연락이 와서 지분 인수 의향을 물어보더라, 그때 내부에서 짧게 토론을 했는데 과거의 인수 반대 요소가 사라졌다고 판단해 인수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방 의장은 지난달 SM 창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14.8%를 넘겨받고 인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의 구도로 인수전이 격화됐던 것에 대해 “이후에 시장이 과열되거나 생각 이상으로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며 “오랜 시간 동안 SM에 대해 생각해왔기 때문에 명확한 가치가 있었다. 어느 순간 가치를 넘어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발생해, 끝끝내 인수하는 게 맞는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하이브 내에는 ‘하이브스러움’이라는 말이 있다. 이게 하이브스러운 결정인가, 합리적인 결정인가에 대해 생각했다"며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으로 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수 비용은 외부에서 볼 때는 숫자만 보이지만 인수를 하는 입장에서는 유무형의 비용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기업의 통합 과정에서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라는 리소스, 구성원들의 감정 노동이 들어간다”며 “이것까지 감내하면서 인수하는 것은 하이브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로드맵대로 글로벌 사업,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나가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그는 "합의하는 중간에 이수만씨에게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었고, 끝나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가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라며 "특별히 감정을 드러내시진 않았는데,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고는 하셨다, 실망했어도 한참 후배인 내 앞에서 실망했다고 말하지 않을 듯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방 의장은 "K팝이 SM 없이 생길 수 없었다는 생각"이라며 "문제가 있는 부분들을 직접 해소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부분에 기여했다는 점에 가치를 느낀다"라고 인수전이 남긴 의미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하이브가 보유 중인 약 15.8%의 SM 지분의 향배에 대해서는 "사실 (인수 관련) 팀을 다 휴가 보냈다"며 "그분들이 오늘내일 다 복귀할 것이고, 그때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가장 하이브스러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합리적으로 도리에 맞게 선택하려고 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습니다.
또 세간의 관심을 끄는 카카오와의 '플랫폼 협력'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은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른 시일 안에 실질적 협력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고,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 기조연설 하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 = 연합뉴스 |
방 의장은 이날 이수만과 맺은 계약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원 항목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약정 형태로 개인(이수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없다"며 "이사회의 승인을 받은 예산을 바른 곳에 쓰겠다는 것이 다였다. (인수전 과정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우리 이사회에는 이미 ESG 담당 이사가 있어서 그때 나무 심기를 계획했지만, 세계 기후 이상 때문에 원래 심으려던 곳에 심지 못
한편 지난 12일 하이브와 카카오의 합의로 SM 인수전은 마무리됐습니다. 이로써 카카오가 SM의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