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중증과 응급 소아 진료가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지난달 어린이병원 9곳을 지정해 적자를 전부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죠.
그런데 어린이병원에서는 의료진의 이탈을 막으려면 인원 보충도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이 어린이병원 중환자실과 일반병동을 들어가 봤는데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심장에 문제가 생겨 어린이병원 중환자실로 긴급하게 실려온 한 아기 환자.
예닐곱 명의 의료진이 위급 상황에서 아기를 살리려 안간힘을 다합니다.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는 이곳 중환자실 내 병상은 모두 24개.
대부분 꽉 차 있지만, 간호 인력은 11명뿐입니다.
병상마다 한 명씩 배치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다 보니자동으로 흔들리는 요람까지 동원해 아기 환자를 보살핍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일반 병동에도 간호 인력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소아 환자 12명을 간호사 혼자 돌봐야 합니다."
신경이 망가지고 뇌 기능이 저하하는 희귀질환으로 생후 9개월부터 12년 동안 병원에 다니고 있는 홍지유 양.
입원할 때마다 간호사를 애타게 기다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손호연 / 홍지유 환자 어머니
-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거나 그럴 때 간호사 선생님을 부르면 좋은데 다른 환자로 너무 바쁘세요. 간호사 선생님들은 진짜 발을 동동 구르시면서 뛰어다니거든요."
어린이 환자는 혈압과 체온을 재거나 주사와 수액을 투여할 때 성인보다 시간이 더 걸립니다.
고달픈 일상에 간호사들은 3년을 고비로 대부분 떠납니다.
▶ 인터뷰 : 한희진 / 어린이병동 간호사 (7년차)
- "기본적으로 간호사분들이 밥 먹을 시간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되고, 응급상황들이 굉장히 많고, 비인격적인 환경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어린 간호사들이 더 못 견뎌 하는 거죠."
선진국 기준으로 어린이 일반 병동은 환자 4명당 1명의 간호사를 배치합니다.
이곳 어린이병원의 간호사 수는 380명인데, 정상적인 운영을 하려면 최소 149명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자투성이인 상황에서 신규 투자는 엄두도 못내 전문의마저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민선 /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워낙 희귀 질환이 많기 때문에 문헌도 찾아봐야 하고 다른 사례들도 다시 봐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잘 이뤄질 만한 인원이 없는 거죠. 그러다 보면 치료 결정에서 실수도생길 수 있어요."
어린이병원을 지키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전국 9곳의 적자를 모두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의료진 증원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7곳의 국립대병원은 교육부의 증원 결정을 거쳐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의까지 통과해야 가능합니다.
▶ 인터뷰 : 장미영 / 충남대병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장
- "지방은 수도권보다 어려운 점이 참 많습니다. 소아 진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확보를 센터 중점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의료진 부족을 해결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준모 기자, 이준우 VJ
영상편집: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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