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개가 가축?…성대 수술 권유는 학대 종용"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세대에 성대 절제수술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일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원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게시했다는 안내문 사진이 게시됐습니다.
해당 안내문에 따르면 관리사무소 측은 “관리 규약(가축 사육 세칙) 규정에 따라 동일층 및 상하층 세대의 동의 없이는 애완견 등 가축을 사육할 수 없다”며 “애완견 등 가축 사육으로 내 이웃이 주거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민원으로 근본적인 관리업무 수행에 차질이 발생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애완견 등 가축을 사육 중인 세대에서는 내 이웃의 불편함을 배려하여 사육을 금지 또는 복종훈련, 근본적인 조치(성대수술 등)을 부탁드린다”며 “배려와 양보는 좋은 이웃과 살기 좋은 단지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얼마나 반려견 문제가 많았으면 저렇게 안내문까지 붙이겠나”, “반려견 관리 못할 거면 단독주택을 가시라”, “말이 세긴 하지만 맞는 말이다”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다른 일부 네티즌들은 반려견의 성대 절제수술까지 권고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며 해당 안내문을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성대 수술은 너무 극단적인 조치다”, “소음문제는 심각하지만 저건 너무 잔인하다”, “굳이 안내문으로 성대수술까지 언급했어야 했나”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배우 이기우도 “(반려견 성대 절제수술은) 학대 종용 같다”며 비판했습니다. 2021년 1월 유기견 ‘테디’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이기우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글을 공유하며 “이웃 동네에서 이런 소식을 받았다. 놀라지 마라. 90년대 아니고 2023년 오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연히 이웃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한다면 교정하고 훈련해야 한다. 나도 견주의 책임과 의무를 더 견고히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성대를 자르라고? 이건 완전 학대 종용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개는 가축이 아니다. 그러나 축산법에서는 개를 가축으로 정의한다. 또 동물보호법에서는 반려동물이다. 즉 식용을 목적으로 사육하는 동물이 아니지만 축산법에 근거해 대량 사육이 가능한 가축”이라며 법적 모순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개는 가축과 반려동물의 두 가지 지위에 놓여있다. 관련 법들이 명확해져야 법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에게 혼선도, 불필요한 혐오와 분쟁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은 반려견의 성대 절제수술과 관련해 “무조건 반대하지도, 찬성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강형욱은 2020년 KBS2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 “개가 짖는 건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 그건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전에) 민원이 들어와서 반려견이 내일 당장 짖지 않아야 한다는 보호자가 있었다. 당시 성대 제거 수술을 한 뒤 교육을 하자고 제안했다. 교육을 통해 강아지의 마음을 완화시키도록 하자고 설명했다”며 “(해당 보호자는)
이어 “이제 조용해졌다 이거다. 자기가 편하니까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 마음속에는 이미 ‘강형욱 훈련사가 성대 제거 수술 하라던데?’밖에 남지 않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