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오후 지리산 국립공원인 경남 하동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21시간여 만에 꺼졌습니다.
기상 여건 악화로 한때 진화 헬기가 뜨지도 못하면서 애를 먹었는데, 천금 같은 단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습니다.
이번 산불로 안타깝게도 진화대원 1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시뻘건 불길이 산등성이를 타고 번집니다.
열 화상 카메라를 비춰보니 불길이 잡힌 것처럼 보이는 곳도 불씨와 열기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제 오후 1시 20분쯤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 내 야산에서 불이 나 진화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산림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띄워 진화 작업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심한 연기와 안개 등 기상 악화로 투입이 지연됐습니다.
또 불이 난 곳이 산세가 험한데다 국립공원이라 임도가 없어 진화대원의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하승철 / 경남 하동군수
- "연무, 즉 연기가 자욱하고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서 급경사이고, 담수지가 먼 곳에 있기 때문에…."
다행히 오전 11시쯤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서 헬기 7대가 투입됐고, 비가 내려 불길이 잡히면서 정오쯤 진화가 완료됐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산불 피해 면적은 축구장 130개 규모와 맞먹는 91ha입니다.
밤새 진화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그젯밤 10시쯤 야간 진화작업을 위해 산을 오르던 60대 진화대원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산림당국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화목 보일러에서 나온 재가 버려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
영상제공 : 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