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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통공사 박강일 차장/사진=연합뉴스 |
바쁜 아침 출근 시간, 서울 지하철 2호선 스피커에서 들려온 안내 방송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근무하는 서울교통공사 차장 박강일(32)씨는 지난해 승객들에게서 총 104건의 칭찬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대부분 그의 안내 방송이 크고 작은 위로가 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는 입사 2년 만인 작년, 누적 칭찬 민원 100건 이상인 공사 승무직원이 가입하는 '센추리 클럽'(Century Club)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21년 겨울부터 안내 방송을 시작해 약 1년 만이었습니다.
박 차장은 "내 위치에서 승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시작한 일이기에 칭찬 숫자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한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안내 방송을 듣고 힘이 됐다'는 고객의 칭찬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제가 한 건 사실 안내 방송밖에 없는데 다른 사람한테 힘이 됐다는 게 조금 남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박 차장은 출입문 관리, 안내 방송, 냉난방 관리 등 승·하차 관련 업무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출·퇴근길 승객들의 지치고 힘없는 모습을 매일 봤다"며 "오랜 시간 타는 지하철 안에서 승객들에게 힘을 좀 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안내 방송을 하기로 했다"고 1년 전을 회상했습니다.
그는 방송을 시작한 후 주변에서 보고 들은 걸 어떤 순간에 어떻게 멘트에 녹일까 고민했습니다. 방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좋은 말이나 글귀를 발견하면 메모를 해뒀다가 안내 방송에 쓰곤 했습니다.
그만의 비결은 시간이나 상황에 맞게 최대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입
박 차장은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기도 하니 힘이 나는 말들을 주로 하고, 저녁 퇴근 시간대엔 다들 피곤하니 '좋아하는 음식 먹으면서 하루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승객들을 위해 계속 안내 방송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