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줄이려 '이것' 했더니 오히려 증가…일부 대책 부작용

↑ 학교폭력(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 사진=게티이미지

정부가 이달 말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학폭 예방 교육 강화 등 예방 대책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래 관계를 활용해 학생 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일부 대책은 오히려 학폭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빚기도 했습니다.

오늘(9일) 학습자중심 교과 교육 연구에 실린 '학교급별 학교폭력 예방 교육의 효과 분석'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2016∼2017학년도 학교 현장에서 이뤄진 여러 유형의 학폭 예방 대책이 실제 학폭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학생 정규교과 수업 내에서 학폭 예방 교육 시간이 많을수록, 학부모 대상 학폭 예방 교육 참여율이 높을수록 학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 자치법정(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학폭 예방 대책 가운데 또래 관계를 활용한 일부 프로그램은 오히려 학폭 증가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래조정 프로그램'은 친구들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과 다툼을 학생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겁니다.

학생들이 직접 재판부를 구성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치법정', 상담 교육을 받은 청소년이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는 '또래 상담'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치법정과 또래 상담 학생 참여율이 높을수록 학폭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학생들이 또래 관계를 통한 사회화 과정에서 친구의 이타적인 행동뿐 아니라 학폭 행위도 적극적으로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희정 공주교대 글로벌인재교육센터 전임연구원은 "또래 관계를 활용한 학폭 예방 대책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해당 학생, 또래의 행동 성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