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장 방화범 "미안합니다"…과거 24차례 방화 전과, 10년 복역

2006년부터 2018년까지 24차례 방화로 4차례 기소
매번 실형 선고받아 10년 복역

↑ 인천 현대시장 방화범 구속심사/ 사진 = 연합뉴스

인천 현대시장에서 불을 질러 점포 47곳을 태운 방화범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를 받는 A(48)씨는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습니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그는 포승줄에 묶인 채 수갑을 찬 상태였으며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A씨는 "상인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합니다"라고 답하며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느냐"는 물음에는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방화 전과가 있는데 왜 계속 불을 지르냐, 상인들에게 무엇이 미안하다는 거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걸어갔습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됩니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입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8분부터 10분 동안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일대에서 그릇 가게와 소형 화물차 등 모두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현대시장 안에서 3곳에 먼저 불을 지른 뒤 시장 밖으로 나와 교회 앞 쓰레기 더미와 인근에 주차된 소형 화물차 짐칸에도 방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시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가 범행 전후로 휘발유 등 인화물질을 손에 들지 않은 상태였으며, 라이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술에 많이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시장에 간 기억도 없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에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근거로 계속 추궁하자 A씨는 "내가 한 게 맞다"면서도 "왜 불을 질렀는지는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방화로 현대시장 전체 점포 205곳 가운데 47곳이 소실됐지만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인근 소방서 5∼6곳의 소방관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2시간50분 만에 완전히 진화했습니다.

그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24차례 방화로 4차례 기소됐고, 매번 실형을 선고받아 10년을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