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그놈' 잡았다…인천 남촌동 택시 강도살인 피의자 검거

종이 불쏘시개 ‘쪽지문’ 주요 단서
경찰 “억울한 피해자는 없어야…6년 동안 추적”

↑ 16년 만에 검거된 인천 택시 기사 강도 살인범. /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2007년 인천 남촌동에서 택시기사를 상대로 강도살인을 저지른 일당이 16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강도살인 혐의로 40대 남성 A 씨와 B 씨를 구속했다고 오늘(7일) 밝혔습니다.

앞서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아래 도로변에서 택시기사 C(당시 43세)씨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또 택시를 타고 2.8km 달아나 인천 미추홀구 도림동 주택가에서 증거 인멸을 위해 뒷자석에 불을 질렀습니다.

당시 인천 남동경찰서는 형사 32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반을 만들어 범죄 용의차량 6,000여 대를 기지국 통신내역 등을 바탕으로 876대에 대해 6개월간 집중 탐문을 이어갔지만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C 씨의 손목을 결박할 때 쓴 끈과 담배꽁초, 혈흔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택시에서 나온 승객의 지문도 확보해 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대조·감정에 나섰지만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았습니다.

↑ 2007년 사건 발생 당시 피해 택시 차량. /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 2007년 범행 후 도주하는 용의자들. /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사건 발생 9년 뒤 2016년 인천경찰청 미제사건 수사팀은 사건은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사기록 현장과 자료 등을 재분석하며 통신, 지문감정, 프로파일링 등 광범위 수사에 나섰습니다.

특히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붙일 때 사용한 불쏘시개와 방화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포착된 흰색 번호판 등을 토대로 동종차량 9만 2,000여 대를 추려냈습니다. 이 가운데 의심차량 990대로 압축해 관련자 2,400명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사했습니다.

이번 사건 해결에 실마리가 된 당시 불쏘시개에 있던 쪽지문(작은 지문)에서 단서를 발견하고 용의자를 특정해 지난 1월 5일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범행 사실에 대해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지만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공범 B 씨도 ‘금품을 가로챌 목적’으로 공모했다고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밝히지 못하는 억울한 피해자는 없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6년 동안 강도살인범을 추적했다”며 “관련 수사 기록만 2만 5,000쪽이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