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징용 정부 해법' 발언하는 양금덕 할머니/ 사진 = 연합뉴스 |
일제강제동원 피해당사자인 양금덕 할머니는 6일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안을 두고 "동냥처럼 주는 돈은 받지 않겠다"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양 할머니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강제동원 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본 뒤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고 사죄할 사람도 따로 있는데 (3자 변제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해서는 사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 돈을 받지 않아도 배고파서 죽지는 않을 것"이라며 "동냥해서 (주는 것처럼 하는 배상금은) 안 받으련다"고 전했습니다.
또 "노인들이라고 해서 너무 얕보지 말라"며 "반드시 사죄를 먼저 한 다음에 다른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강제징용 정부 해법' 발표 지켜보는 양금덕 할머니/ 사진 = 연합뉴스 |
박진 외교부 장관은 2018년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확정받은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판결금을 변제하는 방안을 오늘 발표했습니다..
박 장관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 발표문'을 통해 지난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총 15명(생존자는 3명)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판결금(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자와 그 가족과)직접 소통한 결과, 상당수 유가족들은 소송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조속한 (문제) 해결을 희망했다"며 "또 우리 법원의 판결인 만큼 정부도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분들도 존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외교부 측의 주장은 과거 양금덕 할머니가 박진 장관과 만나서 나눴던 대화 등과 상반돼 있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9월 광주를 방문해 양금덕 할머니 자택을 방문하고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당시 양금덕 할머니는 자신의 집을 찾은 박진 장관에게 자필로 쓴 편지를 전달하고 낭독했습니다.
양 할머니는 편지를 통해 "과거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다. 그러나 몇년째 우리 정부는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며 "무엇이 무서워서 말을 못하는 것이냐.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내 말을 전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에 간 것이 초등학교 6학년 때다. 일본에 가면 중학교 보내준다고 하기에 갔는데 전부 거짓말이었다"며 "죽도록 일만 했지, 돈은 1원 한 장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그때 근로정신대가 뭔지도 몰랐다. 결혼해서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이 남편의 구박을 들었고, 시장에 나가면 사람들이 몇 놈이나 상대했나고 놀렸다"며 "그동안 흘린 눈물이 배 한 척 띄우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돈 때문이라면 진작 포기했다.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다"며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되겠냐. 나를 얼마나 무시하겠냐"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피해 당사자들의 소송을 돕고있는 시민단체는 이번 외교부의 결정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할 예정입니다.
중앙(서울) 지원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발표 당일인
양금덕 할머니가 살고있는 광주의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도 이날 오후 2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합니다. 기자회견에는 피해 당사자 양금덕 할머니도 함께 참석할 계획입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