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방가방가’를 외치던 시대는 지났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의 시대가 도래한 것. 말 그대로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는 ‘깜놀(깜짝 놀람)’. ‘안습(안구에 습기) 등과 같은 다양한 인터넷 신조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인터넷 발달로 인해 개인 생활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면에 있어서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폐해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 신조어’ 열풍으로 인한 모국어 죽이기 현상이다.
인터넷 신조어는 대부분 긴 말을 줄이거나 혹은 여러 단어를 합침으로 인해 완성되는 또 다른 언어이다. 이러한 언어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곳이 바로 인터넷 공간이며, 인터넷에서 행해지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이러한 신조어로 얼룩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신조어는 흔히 댓글 혹은 블로그 등등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근래 들어서는 온라인 공간은 물론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심심찮게 들린다. 간혹, 젊은 세대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자면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마치 외국에 온 느낌마저 드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이제는 일상화된 신조어 사용이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일명 ‘듣보잡 사건’이 바로 그것. 얼마 전, 벌금형으로 일단락 됐지만 사건의 결말보다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러운 사람)’이라는 용어가 더욱 화제가 됐다.
이밖에도 요즘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신조어는 수 백 가지에 달한다. 한때 유행처럼 지나가는 말도 있지만 대부분이 일상어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열풍이 지속되다가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어린 학생들의 모국어 사용 실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언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는 없다. 이제는 한국어 능력 시험까지 등장했을 지경이니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모국어가 사라지는 미래도 생겨나지
모국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를 연발하기 전에, 일상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하기 운동’을 한 번 더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MBN 조은혜 기자 (minori1020@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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