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윳값 벌러' 성매매 나선 사이 아기 숨져…법원 "사회도 책임 있어"

↑ 법원 판결/사진=연합뉴스

엄마가 분윳값을 벌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생후 8개월 영아가 숨진데 대해 법원이 엄마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천지원 형사1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0대)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5월 집을 나서면서 생후 8개월 B군의 가슴 위에 롱 쿠션을 올려놓고 젖병을 고정했는데, B군은 엄마가 집을 비운 지 2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쿠션이 얼굴을 덮어 호흡이 막혀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30대 미혼모 A씨는 2021년 10월 아들을 출산한 뒤 홀로 돌봤습니다. 임신 과정에서 낙태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가족과는 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출산 이후 소득활동을 하지 못하고 기초생계급여와 한 부모 아동 양육비 등 매달 약 137만원으로 생활해왔는데 매달 월세 27만원을 비롯한 분유·기저귀 등 양육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자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들이 숨진 지난 5월21에도 성매매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당일 A씨는 평소 아이를 자주 돌봐주던 지인 B씨에게 오후 1시쯤 “아들을 잠시 돌봐 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남기고 집 밖을 나섰다고 합니다.

대구지법은 "헌법에 따라 모성보호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면서 "하지만 기초생계급여 등 일부 재정지원만으로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양육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B군 양육에 최선을 다했다며 “피고인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애정을 갖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 왔다”며 “단지 범행의 결과를 놓고서 전적으로 피고인만을 사회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