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하루 만에 정순신 신임 본부장의 사의 표명을 이끈 아들의 학교 폭력 내용부터 인사 검증 시스템 허점까지 자세한 내용, 사회부 오지예 기자와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오 기자, 오늘 오전만 해도 피해자 측에 다시 한 번 사과한다는 입장을 냈는데, 왜 갑자기 물러난 건가요.
【 기자 】
네, 정 본부장의 문자 메시지 보실까요.
오전 11시만 해도 출근 의사가 분명했습니다.
과거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가 알려졌지만, 거듭 사과했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는데요.
MBN 취재를 종합하면, 오후 들어 대통령실과 법조계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이 먼저 정 본부장에게 사의 표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질문1-1 】
정 본부장이 검찰 출신인데, 사의 표명에는 인사권자와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하나요?
【 기자 】
아시다시피 한동훈 법무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고요.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근무했죠.
그렇다 보니, 이번 논란이 이른바 검수완박법이 통과된 뒤 검찰의 권한 확대를 위해 수사 준칙까지 개정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찬물', '악재'가 될 테고요.
비판 여론의 수위를 볼 때, 검찰 이미지 악화를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2 】
그런데 이건 검찰 공화국, 이런 비판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얼마든지 버티려면 버텼겠죠.
【 기자 】
네, 사실 모든 부모가 자녀 문제 앞에 장사 없죠.
정 본부장은 아들의 과거 행실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자 상당히 부담이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아들은 서울 명문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자칫 논란이 확산되면 괜히 아들의 입시 과정까지 도마에 오를 수 있습니다.
【 질문2-1 】
사실 자녀 문제로 낙마한 공직자들도 많죠.
【 기자 】
네, 윤석열 정부 들어서 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가 부인과 자녀의 장학금 문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 입시 문제로 논란이 돼 낙마했고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딸 입학 특혜 시비에 휘말렸고 지금도 법정다툼을 하고 있는데요.
정 본부장 역시 제2, 제3의 비판을 받을까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그런데 아들의 학교 폭력에 대한 부모로서의 본부장 태도도 공분을 사고 있죠.
【 기자 】
네, 판결문을 꼼꼼히 읽어봤는데요.
판결문에 인용된 학교폭력대책위원회와 담임교사의 설명에 따르면, 반성 기미가 부족했습니다.
가해자인 아들이 쓴 사과문도 A4의 1/3밖에 안됐고, 이 마저 부모가 코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시 전학 조치 외에 학폭위 측은 정본부장 내외, 가해자 학부모에게 특별교육을 10시간 받으라고 했는데요.
정 본부장 측은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라며 , 전학 취하를 위한 소송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전경원 / 전 참교육연구소장
- "진정한 사과나 반성의 의미라면 거기에서 내려진 처분을 수용하는 게 맞겠죠. 지연한다거나 다른 소송을 통해서 그걸 연기 요청을 하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죠. "
【 질문4 】
정 본부장을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도 당혹스러울 것 같습니다. 인사 검증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죠?
【 기자 】
맞습니다.
경찰청은 "인사 검증 당시 자녀 사생활까지는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며 "충분히 알아보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사례가 처음이라 관련법 등을 검토해 후임자 추천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 이후 또다시 내홍을 마주한 윤 청장이 쉽게 반발을 잠재우며 조직을 장악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게 안팎의 분위기입니다.
【 앵커 】
오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