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40평 전세 1억에 거래...현재 시세보다 5억 낮은 가격"

중개업소 "임대보증금 형식 빌려 자식 편법 증여" 의심

↑ 23일 서울에 위치한 한 부동산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중대형 평형 전세 매물 계약이 최고가 대비 90% 하락한 가격에 체결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동대문구 답십리동 '청계한신휴플러스' 전용면적 107㎡는 지난 20일 전세보증금 1억 원, 계약 기간 1년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최고가는 물론, 현재 시세보다 5~6억 원 낮은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계한신휴플러스 동일 면적의 전세 최고가는 9억 2,000만 원, 시세는 7억 원 대로 형성돼 있습니다. 최근 전세 거래 중 같은 평형 매물을 살펴봐도 5억 5,650만 원, 6억 3,000만 원 등의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가족 간 거래로 추정되는 이상 거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부모가 주택 매매 계획이 있는 자녀에게 돈을 물려줄 때 증여세를 피하고자 전세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물려주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부모와 전세 계약을 하면 만기 시 자식은 전세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택 매매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데 전세 계약은 자금조달계획서를 낼 필요가 없으니 전세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 부모에게 빌린 자금 이자 명세를 증명해야 하고, 현금으로 증여하려면 증여세가 많으니 강남 부유층 부모 사이에선 자식들을 비싼 전세를 살게 해 돈을 물려주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주택 매매 시 규제지역별, 주택 금액별 기준에 따라 제출이 의무화된 자금조달계획서에는 금융기관 예금액, 부동산 매도액, 현금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세 계약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어 임대보증금 형식으로 자식에게 편법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