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여성의 날' 핵심 키워드는 '공정'과 '포용'입니다.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의미죠.
MBN은 한국 사회 양성평등의 실태와 미비점 등을 연중기획으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우리의 양성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더 나아지려면 뭐부터 해야 하는지를 박유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양성평등 전문가와 함께 만 6세 아이들에게 색깔에 성별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현장음)
"분홍은 여자!"
"여자? 왜?"
"(분홍은) 드레스나 발레리나 옷에 많아요."
"파란색, 남자! 초록색, 둘 다! 여자! 남자!"
예쁘다와 씩씩하다, 강하다와 부드럽다 같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은 어떨까?
"예쁜 거? 어…. 여자!"
"씩씩하다, 이건?"
"남자!"
이번에는 여러 장난감 중에 친구 생일 선물로 주고 싶은 걸 골라보게 했습니다.
생일인 친구가 남자면 공룡이나 자동차 장난감을, 여자면 주방놀이용품이나 인형을 주고 싶다고 꼽습니다.
장난감에 여자용, 남자용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이진우 / 만 6세
- "(남자 장난감은) 멋있는 거. (여자친구 장난감은 어떤 거야?) 예쁘고 부드러운 거."
▶ 인터뷰 : 김성 / 양성평등교육 전문강사
- "어린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라든지 동화 같은 데, 백설공주 등 공주 시리즈를 보면 다 가부장적인 (내용이어서) 여자·남자에 대한 구별과 차별로 이어지거든요."
우리 사회에 '양성평등'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한 건 여성발전기본법이 20년 만인 2014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이름부터 내용까지 대폭 바뀌면서부터입니다.
그전에는 법 취지부터 '약자인 여성의 발전을 돕는다'였다면, 비로소 '모든 영역에서 남여를 동등하게 둬야 한다'고 규정된 겁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국제 성평등지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11위(성불평등지수, GII)인 것도 있고 99위(성격차지수, GGI)인 것도 있는데, 어떤 걸 평가 기준으로 삼는지에 따라 차이가 꽤 커서 전체 순위보다는 세부 항목을 봐야 합니다.
두 지수 모두 여성의 기대수명 같은 보건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순위를 끌어올렸을 뿐 경제 활동은 115위를 하거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10%대에 그치는 등 사회·정치 참여 부분은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는 양성평등 교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지금처럼 초중고 일부 교과시간에 교사 재량껏 가르칠 게 아니라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공식 교육과정으로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송현민 / 이대부고 교사
- "성차별적 인식 구조를 바꿔나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게 중요한데 지금의 천편일률적인 성폭력 예방 중심 교육을 넘어서는 전방위적인 성평등 교육,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어른들의 고정관념이 아이들에게 답습되지 않도록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에 걸쳐 양성평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단 지적이 많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전현준 VJ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