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8개 한 마디씩 절단해 3급 장애 판정받기도
대학교 4학년 때 교통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30번이 넘는 수술을 이겨낸 이지선 교수가 23년 만에 모교 강단에 서게 됐습니다.
이지선 교수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3월 1일부로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일하게 됐다"며 "23살에 사고를 만나고 떠나게 된 이화에 23년 만에 교수로 돌아왔다. 모교에서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교수는 "기나긴 면접채용 과정을 지나며 저는 다리도 억세지 못하고 목소리도 작은 자임을 또 한 번 깨달았다"며 "모교에서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도 했습니다.
앞서 이 교수는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의 차로 귀가하던 중 음주 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대한민국 화상 1등'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화상이었습니다.
이후 이 교수는 7개월 동안 입원하며, 30번이 넘는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 교수의 얼굴은 가족들조차 못 알아볼 만큼 낯선 얼굴이 됐으며,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8개 손가락을 한 마디씩 절단해 3급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 대해 "그날, 나의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되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지선아 사랑해'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 보스턴대에서 재활상담학 석사, 컬럼비아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귀국
이 교수는 이날 또 다른 글을 통해 "6년 전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불러주셨지만, 오히려 학생들에게 배우는 사람으로 살았던 것 같다"며 "좌충우돌하는 새내기 교수를 참아주고 기다려준 한동대학교 학생들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