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 외신이 경북 의성에 쌓아올린 불법폐기물 21만 톤을 보고 한국에 '쓰레기산'이 있다는 민망한 보도를 했었죠.
그러나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불법 쓰레기 투기는 이곳저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불법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쓰레기 전쟁 연속보도, 첫 번째 순서 김민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단속대원들이 덤프트럭을 멈춰 세웁니다.
트럭에서 쏟아진 건 채석장에서 골재를 생산할 때 나오는 폐기물 오니'입니다.
▶ 스탠딩 : 김민수 / 기자
- "제가 들고 있는 것이 폐기물의 일종인 무기성 오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반적인 흙과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투기를 해도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들은 농장주에게 양질의 흙이라고 속여 무기성 오니 1,575톤을 농지에 파묻었습니다.
오늘(23일) 이른 새벽에도 이곳 인근에서 대형트럭들이 폐기물 오니로 의심되는 흙을 무더기로 버리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연천군은 전문적으로 흙을 쌓아주는 성토 업체가 포함된 조직적인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신남 / 연천군 환경지도2팀장
- "한 군데에서 (투기를) 했으면 그 업체가 다른 곳에서 그럴 가능성이 많죠. 저희도 그쪽으로 해서 계속 조사할…."
지난 2019년 무려 5천 톤의 사업장 폐기물이 발견된 경북 영천의 한 공장.
4년이 지났지만 공장 내부에는 여전히 폐기물로 가득합니다.
당시 투기 조직은 구리 등 원자재를 보관하겠다며 공장주를 속인 후 내부 CCTV를 제거하고 가벽을 설치해 건물 안팎을 차단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같은 피해를 본 이후 전국의 쓰레기산을 찾아 투기물 감시에 나선 환경운동가 서봉태 씨는 현장을 함께 둘러본 후 이곳 역시 조직적 범죄 징후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 인터뷰 : 서봉태 / 환경운동가
- "제가 이때까지 범인을 추적하면서 느낀 것은 이걸 뿌리를 뽑으려면 사전에 (투기) 조직을 감시하는 조직이 정부기관에 있어야…."
환경부는 2019년 2월까지 찾아낸 불법폐기물 120만 톤을 전량 처리한 이후에도 최근까지 71만 톤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민수입니다.
[ smiledream@mbn.co.kr ]
영상취재 : 김형성·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그 래 픽 : 김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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