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를 알아보는 사회기자M 한범수, 정태웅입니다.
1. “37살까지 버텨라”
[정태웅]
왜 하필 서른일곱 살인가요?
[한범수]
사실 이거 비꼬는 말입니다. 서른일곱까지 버틴 남성들, 여기 안 가도 됩니다.
[정태웅]
영상 나오네요. 군대! 최근 입대 안 하려고 가짜로 뇌전증 판정받은 유명인들이 논란이 됐었죠.
[한범수]
네, 그래도 그들은 잡을 수라도 있었죠. 서른일곱까지 버티는 남성들은 붙잡기도 어렵습니다. 해외로 도망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정태웅]
외국에 숨어 사는 게 더 힘들겠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많나요?
[한범수]
진짜 많아요! 지난 2019년부터 4년 동안 해외 거주하며 군대 안 간 남성, 만 9천 명이 넘었습니다. 올해만 4천5백 명 정도가 입대 피해서 외국 나가 있다고 하고요.
[정태웅]
예상을 뛰어넘네요. 귀국 안 하고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하니까, 돈 많은 집 자제 아니면 엄두도 못 내겠네요.
[한범수]
심지어 외국 국적을 취득해서 입대를 피한 다음,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얌체족들도 있습니다. 지난 5년간 70명이나 됐다고 하죠.
▶ 인터뷰(☎) : 안규백 / 국회의원
- "병역 면탈을 목적으로 국적을 바꾼 사람은 국내에 못 들어오게 돼 있는데, (고의로 국적을 바꿨는지) 구분이 애매합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악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정태웅]
군대 가기 싫다고 하나 둘 빠지면 병역제도가 유지되겠습니까. 촘촘한 감시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2. “산삼 줄게, 3억 다오”
[정태웅]
산삼이 아무리 좋아도 3억이나 주고 사 먹을까요?
[한범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인 한의사가 징역형 받았습니다.
[정태웅]
의사가 그러면 되나요! 무슨 일이었나요?
[한범수]
말기 암 환자의 배우자 A 씨, 한의사 B 씨에게 어느 날 제안을 받게 됩니다. “내가 개발한 산삼 약이다, 3개월 먹으면 완치된다”, 이렇게요.
[정태웅]
그러면서 3억 원 달라고 했군요?
[한범수]
정확히는 3억 6천만 원 요구했습니다. 망설이고 망설인 A 씨, 결국 2억 6천에 약을 구매했는데요. A 씨가 설득당하는 과정에서 한의사 지인의 경험담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정태웅]
지인 분이 뭐라고 했기에 그랬을까요?
[한범수]
“자신도 산삼 약 먹고 종양 없어졌다”고 했는데요. 한의사한테 사주받은 거였습니다.
[정태웅]
결국, 환자분은 어떻게 됐나요?
[한범수]
산삼 약 먹고 나서 몸무게가 급감하더니 결국 숨졌습니다. 나중에 보니 약에 독성물질도 있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최희석 / 대한암한의학회 감사
- "사포닌과 여러 성분이 있어서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 그 자체가 암을 치유한다, 이런 명백한 근거는 (없습니다.)"
[한범수]
항소심 법원은 해당 한의사가 암을 치료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환자에게 부작용 가능성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 한의사, 자신은 잘못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고 합니다.
3. 무료 목욕탕의 비밀
[한범수]
요즘 난방비도 비싼데, 무료로 운영하는 목욕탕이 있나요?
[정태웅]
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달동네 얘기인데요. 저도 궁금해서 직접 한 번 다녀와 봤습니다.
[한범수]
시설 안에 어르신들이 하나 둘 들어오시네요. 여자 어르신밖에 안 보이는데요?
[정태웅]
제가 간 날이 목요일이었는데, 수요일은 남성, 목요일은 여성을 대상으로 운영되더라고요. 이용 전에 양해를 구하고 잠시 들렀습니다.
[한범수]
실제로 무료로 운영되던가요?
[정태웅]
네, 자선단체에서 약 8년 동안 후원금 등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가까운 목욕탕이 하나 둘 사라지다 보니 어느새 어르신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 인터뷰 : 백사마을 주민
- "다리가 아파서 버스도 못 타. 택시를 타고 가니까 1만 원. 목욕비가 1만 4천 원. 감사하고 말고죠. 얼마나 고마워요."
[정태웅]
이제는 목욕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만남의 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더라고요.
▶ 인터뷰 : 백사마을 주민
- "목욕하는 날이면 재밌어서 그 시간이면 딱딱 와요. 기다리다가 아침에 막 오다 보면 다 만나죠. 고맙죠, 모든 게 다 고맙죠."
[정태웅]
고마운 마음에 이용할 때마다 운영비에 보태달라며 저마다 쌈짓돈을 넣으시기도 합니다.
[한범수]
보기 좋습니다! 그래도 요즘 목욕탕 운영하기 쉽지 않아보이거든요.
[정태웅]
그렇죠. 비용은 오르는데 이용객은 감소하는 탓에 전체 목욕탕 수는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네요.
▶ 인터뷰 : 한광욱 / 서울연탄은행 주임
- "작년 대비 난방비라든지 LPG 값이라든지 거의 두 배 이상 요금이 인상돼서 후원금만으로 운영하기에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비타민목욕탕에서 목욕하시는 어르신들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저희는 여기서 문을 열고 계속 기다릴 생각입니다."
[한범수]
오늘은 따뜻한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었네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사회기자M이었습니다.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고지훈,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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