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제자 위해 교원 29명 나서…"학생 잘못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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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B씨가 이화여대 회계팀 직원과 통화한 내용의 녹취록 일부. / 사진=B씨 제공 |
이화여자대학교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교직원의 실수로 등록금을 내지 못해 불합격 처리된 고3 제자를 위해 현직 교원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고 나섰습니다.
서울 M고교 교사 29명은 지난 20일 이화여대에 '억울한 제자의 구제를 요청 드리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M고교는 이화여대 직원이 수업료 납부일을 잘못 안내해 합격이 취소된 A양이 재학해 온 학교입니다.
교원들은 탄원서에서 "저희들은 M고에서 3년간 A학생을 가르쳐온 교원들"이라면서 "어린 A학생의 잘못이 아닌데, 이번에 해당 학생이 꿈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된다면 이처럼 통탄할 일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어 "우리들은 그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오로지 A학생이 귀 대학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사료되오나, 아무쪼록 A학생에 대한 입학 취소 조치를 되돌리시어 해당 학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앞서 이화여대 정시모집에 응시한 A양은 지난 9일 저녁 1차 추가합격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다음 날 오후 이화여대 입학처로부터 "왜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느냐. 오늘 오후 4시까지 내야 한다"는 전화를 받은 A양은 이 내용을 아버지 B씨에게 전달했습니다.
B씨는 이화여대 회계팀에 "오늘 오후 4시까지 납부해야 하는 게 맞냐"고 문의했고, 직원은 "수요일까지는 열릴 예정"이라며 "다음 주 수요일까지 납부하시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다음날 "등록금 미납으로 합격이 취소됐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놀란 B씨가 학교에 문의하자 "입학처 홈페이지에 추가합격자는 다음 날까지 등록
이화여대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왜 다음 주 수요일까지 내면 된다고 했는지에 대한 단서도 전혀 없어 답답하다"며 "대화 내용만으로 상담했던 직원을 찾아내기에는 하루에 들어오는 문의가 너무 많다"고 전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