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부족한 곳은 소아과만이 아닙니다.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출범한 공공의료원도 의사 모시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의사가 없어 응급실은 반쪽 운영에 들어갔고 아예 진료가 중단된 곳도 있습니다.
연봉을 3억 원대에서 4억 원대로 무려 1억 원 가까이 올렸는데 지원한 의사는 3명뿐이었습니다.
장진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강원 영동북부지역 응급의료센터인 속초의료원.
이 지역의 유일한 공공종합병원입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실 입구입니다. 평일인데도 응급실 출입문은 이처럼 닫혀 있습니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이 병원을 떠나 응급실이 월화수 3일은 문을 닫는 반쪽 운영에 들어간 겁니다.
다른 의사 1명도 이달 말 퇴사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구급차 운전자
- "보광병원 갔다가 안 되면 다시 강릉 가야 돼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죠. 뇌출혈이나 심장질환 같은 건."
속초의료원을 떠난 3명 모두 대우가 좋은 수도권 종합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의사를 채우려고 이달 초 낸 채용 공고에는 지원자가 없었습니다.
결국 연봉을 1억 원 가까이 올려 공공의료원 의사 평균 연봉의 2배에 달하는 4억 1천여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도 3명 모집에 3명 지원이 전부였습니다.
경남 산청보건의료원도 내과 전문의 모집을 위해 지난해부터 세 번의 공고를 내고 연봉을 3억 6천만 원까지 올렸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생활 여건과 자녀 교육 문제로 수도권을 선호하는 게 지방 의사 부족의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 인터뷰(☎) : 의료원 관계자
- "(병원)시설도 아주 좋지도 않고 문화시설도 별로 없고 급여가 아주 월등히 몇 배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서울과 지방의 차이 문제만은 아닙니다.
수도권 공공의료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재활의학과는 다음 달부터 진료가 중단됩니다.
1명뿐이던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떠나게 된 겁니다.
전국 35개 공공의료원 중 9곳만 의사정원을 채웠습니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공공의료원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성남시의료원은 의사가 무려 28명이나 부족합니다.
공공의료원이 시설과 장비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실적을 위한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의사
- "일단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그냥 의료원 의사지 지방의 중소병원, 종합병원하고 싸우는 거예요. 먹을거리를 갖고 싸우는…."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도입한 공공의료체계가 뿌리째 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전현준 VJ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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