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잡는 것보다 막는 것이 더 힘들다"라고 하죠.
중독성 때문에 한 번 손을 대면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건데, 집행유예 기간 이들의 재활을 돕는 게 바로 보호관찰관입니다.
보호관찰관들은 재범 여부 감시를 위해 매일 소변과의 전쟁을 벌인다고 하는데, 통상 마약 사범을 포함해 한 명당 맡은 인원만 106명에 달합니다.
포커스M, 심가현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의 한 보호관찰소,
모니터 앞 직원들이 전화를 돌리느라 분주합니다.
- "요즘 마약 지인이나 동료들이 권하거나 이런 거 없습니까?"
마약을 투약하다 적발돼 보호관찰 대상이 된 지역 내 마약사범을 관리하는 겁니다.
마약은 대표적인 '회전문 범죄'로 꼽힙니다.
높은 중독성으로 10명 중 3~4명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댈 만큼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주거지 확인을 위해 마약사범을 불시에 직접 찾아가는 일도 관찰관의 몫입니다.
▶ 인터뷰 : 채홍종 / 보호관찰관
- "집에서 혹시 마약을 했는지 흔적이 있거든요. 주사기 바늘이나 냄새 이런 거…."
▶ 인터뷰 : 보호관찰 대상자
- "마약 관련, 안 하시죠?"
- "제가 그걸 했다는 것 자체도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핵심은 불시의 소변 검사, 투약을 적발하는 즉시 집행유예가 취소됩니다.
▶ 인터뷰 : 채홍종 / 보호관찰관
- "소변 실제로 떨어지는 것까지 최대한 확인하려고, 직원들끼리는 항상 '소변과의 전쟁'이다. 다 묻어요, 결국 손에."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보호관찰소에 구비된 마약 간이 시약 키트들입니다. 소변을 채취해 키트에 떨어뜨리면 1분 안에 투약 여부 확인이 가능합니다."
보호관찰소는 전문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이런 도움 없이 약을 끊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조정배 / 마약 전담 보호관찰관
- "갈망감이 많이 밀려오면서 극복하지 못하는 두려움, 그런 걸 가장 힘들어하죠."
사실상 보호관찰관이 마약사범 관리를 총괄하고 있지만, 1인당 대상자가 평균 106명으로 선진국의 3배로 부담이 큽니다.
▶ 인터뷰 : 이계성 / 정신의학과 전문의
- "이 사람이 제대로 약을 먹는지 관리 감독할 체계가 필요한데, 지금 사법제도에서는 보호관찰소에서밖에 그 얘기를 해줄 수 없는 거예요."
검찰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단순 처벌 위주의 정책을 넘어 전담 보호관찰관 대폭 확충을 통한 재범 방지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