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으로 여기는 시기 점차 늦어지는 것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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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사진=연합뉴스 |
최근 저출산 현상은 청년세대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며, 결혼이나 출산을 설득했을 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을 개최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최슬기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대다수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은 절대적인 규범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보다 자녀를 갖는 것이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교수는 지난해 6월 24~49세 미혼 남녀 834명(남성 458명, 여성 3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가족 및 결혼 가치관 조사`를 토대로 외부적으로 정해진 결혼 적령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적령기를 넘긴 여성의 결혼 의향은 48.4%로 적령기 이전(64.7%)보다 낮아졌습니다.
이에 반해 스스로 정한 결혼 적령기가 있는 경우에는 결혼 적령기를 넘으면 결혼 의향이 남성은 70.5%에서 80.7%로, 여성은 43.1%에서 56.3%로 되레 커졌습니다.
또 부모·가족·지인으로부터 결혼하라는 독촉이나 권유를 받았을 때의 생각 변화에 대해서도 `더 하기 싫어졌다`(26.6%)는 응답이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한다`(12.3%)는 응답의 2배 이상으로, 주변에서 결혼을 독촉하면 오히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커짐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그는 2018년 이후 합계출산율이 1.0명 이하로 떨어졌지만,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가 1.96명(비동거 미혼자 기준)으로 이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원하는 만큼 출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저출산 문제는 청년세대의 비명 소리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근본 해법은 아빠들의 육아 참여로, `독박 육아`(혼자만 하는 육아)를 깨트려야 한다"며 "일터와 가정은 각자 다른 목표를 가진 만큼 역할 중첩에 대한 충돌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바로 전환되지 않고 교육·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직업과 독립을 탐색하는 `새로운 성인기`, 즉 성인 이행기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결혼 및 출산 연령 상승의 원인으로 봤습니다.
즉, 이는 스스로를 성인으로 인지하는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다는 말인데, 유 연구 위원은 "개인의 인식을 변화시키려고 하기보다는 개인이 삶의 지향을 선택하고 실현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자립 지원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과 국민의힘 서정숙·이종석
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200여 명 규모의 '청년제안단'을 구성하고,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 등을 청년제안단의 논의를 거쳐 정책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