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110여 마리 '섬 밖으로' 쫓겨난다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등
야생 조류 생존 위협 판단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 = 연합뉴스

제주도 마라도에 살고 있는 고양이 110여 마리가 섬 밖으로 강제 이주될 예정입니다.

20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달 중으로 마라도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을 마라도 밖으로 반출할 예정입니다.

지난 17일 문화재청과 세계유산본부, 서귀포시 등 관계기관이 모여 회의를 한 결과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고양이들이 마라도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비롯해 야생 조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판단입니다.

마라도에 고양이가 처음 들어온 건 10여 년 전입니다. 주민들이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섬에 들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입니다.

이에 주민들이 키우는 반려묘 10여 마리만 남겨 놓고, 나머지 고양이들은 모두 포획한 뒤 모두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결정됐습니다.

다만, 반출될 고양이들의 보호소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반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 등이 참여하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뿔쇠오리의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반출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반출될 고양이들에 대한 안전한 보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뿔쇠오리는 고양이가 접근하기 어려운 해상에서 살며 절벽 틈 사이에 알을 낳고 부화하기 때문에 고양이보다는 까치, 매, 쥐 등의 공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