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던 온천 관광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온천 지구 일대 호텔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고, 주변 상권마저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아직은 추운 날씨인데도 이렇게 온천족욕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습니다. 한때는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을 정도로 온천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옛말이 돼 버렸습니다."
조선시대 왕들이 온천을 즐겼던 유성 온천 특구.
건물마다 유흥업소 간판들만 빼곡할 뿐 온천 이용시설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6년 전 한 대형 호텔의 폐업을 시작으로 2곳이 뒤따라 문을 닫았고, 이제는 107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도 내년에 영업을 중단합니다.
1994년 온천 특구 지정 이후 한해 1천만 명을 기록했던 관광객은 재작년 기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황보준 / 대전 봉명동
- "이렇다 할 대표적인 온천이 현재로서는 없고요. 다른 부대시설이라든지 이런 게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충주 수안보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지금 시간은 낮 12시 44분입니다. 한창 사람들로 붐벼야 할 점심시간인데도 이렇게 식당 거리는 썰렁하기만 합니다."
온천 시설은 영업을 포기해버렸고, 곳곳에 호텔들도 문을 닫아 흉물이 돼 버렸습니다.
인근 식당들은 가게를 내놨습니다.
▶ 인터뷰 : 권효식 / 충북 충주시
- "요즘 목욕 때문에 호황 누리는 건 없잖아요. 볼거리가 없어요. 평일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요."
전국의 온천 지구는 66곳.
2019년만 해도 한해 6천381만 명이 온천을 이용했는데, 2년이 지난 재작년에는 이용객이 46%나 줄었습니다.
온천만 하기보다는 국내외 다양한 여행을 즐기는 트렌드에 밀린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사정이 더 안 좋아진 겁니다.
해외에서는 온천과 함께 다른 관광코스를 연계해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일본의 최대 온천도시인 조잔케이는 온천뿐만 아니라 산책로와 승마체험장 등의 새로운 코스를 개발해 관광도시로 성장했습니다.
▶ 인터뷰 : 김흥렬 / 목원대학교 항공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즐기고 복합적으로 가는 형태 그래서 축제도 시설도 복합하고 하는 형태로 복합형 시설들이 많이 필요하다."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특화된 온천 콘텐츠를 개발하지 않으면 온천 관광은 이대로 쇠락의 길을 걷다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화면제공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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