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기독교인, 무속 법당 운영자 살해 시도...치매로 집행유예 석방

↑ 진술 녹화 중/사진=연합뉴스

기독교를 믿는 치매 노인이 빌라 아래층에서 법당을 운영하는 이웃 남성을 살해하려다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의 선처로 석방됐습니다.

오늘(20일)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78)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도 받으라고 명령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후 5시 5분쯤 인천의 한 빌라에서 법당을 운영하는 아래층 이웃 B(52)씨를 흉기로 찌르려고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씨는 도망치는 B씨를 살해하려고 50m가량 쫓아갔으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검찰은 "평소 기독교를 믿은 A씨가 법당을 운영한 B씨에게 종교와 관련한 불만을 품었다"고 공소장을 통해 범행 동기를 밝혔습니다.

A씨는 이 사건 이전에도 법당 간판을 훼손하거나 "간판을 떼지 않으면 죽여버린다"며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1년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은 A씨는 경찰 조사 때도 횡설수설하거나 집 주소조차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범행 당시 A씨가 치매와 인지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약한 상태였다"라며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석방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신봉하는 종교와 다른 무속신앙 관련 간판을 사용한다며 피해자에게 불만을 품었다"며 "간판을 여러 차례 훼손하는 등 불안감과 공포심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고, 피해자의 저항으로 흉기가 신체에 닿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