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군인 복지혜택 이용, 계급 차별 없애야"

군인자녀기숙사 입주 자격에서 '계급' 삭제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군인 자녀 기숙사 입주 자격과 군 복지시설 이용에 계급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국방부장관에게 권고했습니다. 군 복지시설 이용자 선정기준은 계급이나 복무 기간과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사용 기회가 균등하게 분배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 군인권보호관/사진=연합뉴스

인권위는 오늘(20일) "군인 자녀 기숙사의 입주 자격을 규정한 '군인 자녀기숙사 운영훈령'에서 직계존속인 부모 계급을 삭제하라"며 국방부장관에게 이렇게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34년간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전역한 A씨는 "군인 자녀 기숙사의 입주자를 선발하거나 군 복지시설을 이용하려 할 때 같은 연차의 부사관보다 장교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건 불합리하다"라며 2021년 11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인 국방부 장관은 '군인자녀기숙사 운영훈령'(훈령) 제6조 제1항에서 기숙사 입주자 선발기준을 '학교의 종류, 직계존속인 군인의 복무기간·근무지역·계급'으로 규정하고 최근 신분별로 대체로 고르게 선발했다고 인권위에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1년간 직영 휴양시설 이용 현황에 있어서도 이용자 가운데 부사관이 68%를 차지하고 있다며 신분·계급별 특혜를 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조사한 인권위는 "군인 자녀 기숙사 제도의 취지상 입사생 선발은 자녀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어려움의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 게 타당하다"며 "직계존속인 군인의 계급을 평가 기준으로 둬 장교와 부사관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조사 결과 원사로 28년 이상 근무 시 114점을 획득할 수 있지만, 장교로 28년 이상 근무 시 10점 높은 124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난 2018년에도 인권위가 실시한 '부사관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도 부사관의 상당수가 복지시설 사용 시 계급 차별을 금지해달라고 의견을 낸 바 있다"며 "이제라도 계급이나 복무 기간에 따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휴양시설 제도의 취지는 '구성원의 사기 진작'에 있으므로 모든 구성원에게 같은 기회를 보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인권위는 "헌법 11조 1항은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군인도 일반 국민과 같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가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