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의료 공백이 심각합니다.
서울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10년을 700km 먼 길을 왕복하는가 하면, 병원 앞 작은 원룸에서 가족과 생활하기도 합니다.
몸도 아픈데 지방에서 산다는 이유만으로 치료 과정은 더 힘든 환자들의 실태를 최희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울산에 살고 있는 58세 A씨는 동트기 전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을 찾았습니다.
11시에 시작되는 외래 진료를 받으려면 피검사 등 사전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울산 집에서 오려면 3~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날 서울에 올라와 딸 자취방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이런 생활을 이어온 게 벌써 10년입니다.
▶ 인터뷰 : A / 상경치료 환자
- "당시에 제가 살고 있는 지역(울산) 병원에서는 심방세동(부정맥)에 관한 시술을 받을 수 없어서…."
며칠 동안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를 해야 하는 암 환자들은 아픈 몸으로 먼 타지인 병원 앞에서 지내기도 합니다.
▶ 스탠딩 : 최희지 / 기자
- "이곳은 병원 앞 원룸 촌인데요. 방 대부분에 서울 살이를 선택한 지역환자들이 머물면서 환자방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루 숙박비가 5만 원인 환자방을 직접 가보니 주방과 화장실을 제외하면 침대 하나가 들어가고 남는 공간은 통로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 거처가 없는 환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 인터뷰 : 공인중개사
- "(방 구하는 환자는)늘 있죠 여기는. 코로나 때는 좀 뜸했었는데, 그런데 지금 21년 후반부터 해서 활발하게 치료 오시더라고요. 방이 공실 나는 게 거의 없어요."
실제로 인구 1만 명 대비 의사 수는 서울이 39명으로, 의료가 취약한 울산에 비해서는 3배, 충청, 전라, 경상도 보다는 2배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민간병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 인재를 지역 의사로 양성하는 등 정부가 직접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지역 의료를 챙겨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최희지입니다.
[whitepaper.choi@mbn.co.kr]
영상취재:김회종 기자,이성민 기자
영상편집: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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