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번개탄을 주문?'…눈치 빠른 배달원, 사람 생명 구했다

안색 좋지 않던 주문자 마음에 걸려 112 신고

↑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한 배달원의 기지가 사람 생명을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제주소방서에 따르면 제주시 노형동 일대에서 퀵 배달을 하는 강순호 씨(35)는 지난달 19일 오전 10시 30분쯤 A 씨로부터 배달 주문을 받았습니다.

삼겹살, 부탄가스, 종이컵, 소주 1병 등을 주문받았는데, 여기에는 '번개탄 1개'도 포함돼있었습니다.

강 씨는 물건을 전달하면서 주문자 A 씨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안색이 좋지 않은 A 씨가 번개탄을 주문한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강 씨는 결국 112에 주소와 함께 수상하다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 구급대와 함께 A 씨의 자택을 방문했습니다.

방문을 여러 차례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자 대원들은 강제로 문을 개방했고, 집 안에서 가스 중독으로 의식이 없는 A 씨를 발견했습니다.

소방은 A 씨를 응급처치한 후 제주 시내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A 씨는 현재 일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인석 제주소방서장은 "타인을 위한 신고가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면서 "화재, 구급 등 사고가 의심되는 경우 119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