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청소년에 "아빠 해줄게"...그루밍 성착취범에 7년형 선고

5살 때 아버지 잃은 청소년에 "아빠 해줄게, 같이씻자. 딸인데 어떠냐"
강제 성폭행,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 성폭행 이미지/사진=연합뉴스

지적장애 청소년에게 접근해 성착취를 일삼은 '가짜 아빠'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이 늘어난 7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부산고법 형사2부(최환 부장판사)는 13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강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유사성행위,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지만, A 씨와 검찰이 둘 다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만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양형이 1년 늘어났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부산 동구의 한 병원에서 B양(17)을 만났는데, B양은 지적장애 등급은 받지 않았지만 지능 및 사회지수가 또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태였습니다.

A씨는 B양에게 접근해 아버지 역할을 대신 해주며 환심을 사고 정신적으로 길들이는 일종의 '그루밍(길들이기)'을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B양을 강제로 성폭행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등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또 "같이 씻자. 딸인데 어떠냐"며 B양이 샤워하고 있는 욕조에 들어가 억지로 유사 성행위도 했습니다.

한편 5살 무렵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양육권을 포기하자 B양은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외조부모는 B양의 요구와 행동에 주로 제약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A씨의 말뿐인 호의에도 B양은 정서적으로 의존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아동, 청소년이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사회적·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범행을 용서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습니다.

[양서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1023ashl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