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송금한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에 따르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초청을 위해 송금했다는 300만 달러는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이 화장품 케이스 등에 숨겨 밀반출했다 하는데요.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루 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지난 2019년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비로 500만 달러,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3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의혹을 받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납을 요구했고, 김 전 회장이 쌍방울의 회삿돈으로 이를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기소된 김 전 회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가운데 300만 달러는 2019년 11월 27일부터 12월 18일까지 약 3주간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을 통해 중국 선양으로 밀반출됐습니다.
이들은 각자 받은 달러를 화장품 케이스나 알루미늄 재질로 된 즉석 카레 포장지 속에 숨겨 세관 검사를 피하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 같은 대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대북 사업 추진과 이 대표의 방북 추진이 이 대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일련의 과정일 수 있다는 겁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의 공모 여부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김 전 회장이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와 상의한 뒤 비용을 전달하기로 했다며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가 연관됐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지며 쌍방울 자금 흐름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 김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오늘(13일) 수원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