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옆 집에 누가 사는지, 힘들게 사는 이웃은 누군지 알기 어려운 세상이죠.
송파 세모녀 사건같은 사건이 안타까운 이유인데, 여기 특이한 분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각지대 속 아이들만 찾아서 돕는 동네분들입니다.
주진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점심시간이 되자 정신없이 바빠지는 서울의 작은 식당.
사장님까지 4명이서 쏟아지는 손님들을 대응하는데, 이미 동네 사랑방이 됐습니다.
"아뇨, 안 친해요. (친해! 모자이크 처리한다, 그러면!) 어머님들이 이모님들이 잘해주시잖아요, 즐겁게."
또 바로 근처의 동네 철물점에서도 손님 맞이 준비를 위해 이리저리 바쁩니다.
이 가게 사장님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동네 기부'를 한다는 점입니다.
"한 2년 돼가요. 기부요? 아 조금이요. 2만 원씩."
"처음엔 만 원·이만 원 시작하다가, 지금은 5만원씩 넣죠. 한 1년 하다보니까 우리 직원들한테 알려지게 됐지."
식당, 철물점, 카센터 등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동네 아이들'을 돕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순규 / 철물점 주인
- "주변에 보면 사각지대 있는 데가 많잖아요. 부모가 다 있다고 해서 혜택이 없는 데가 너무 많아, 혜택이 없어요 별로. (우리는) 부모들이 환자던가 이런 사람들 선택하고. 홀어머니나 할아버지가 키우다든지, 미혼모…."
뜻을 함께하는 주민들 130명이 정부가 놓치기 쉬운 사각지대 아이들을 지원한 지 벌써 10년.
지금까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9명에게 매달 1인당 10만 원부터 25만 원까지 지원했고, 지금까지 2명을 대학까지 보냈습니다.
투석을 받는 한 아버지는 "막내가 할머니에게 스마트폰 사용법도 알려드렸다"며 감사 편지도 전했습니다.
"(이거 하시면 일당은?) 5만 원, 하나 설치하는 데 5만원. (가장 보람될 때가 언제예요?) 2020년도 (후원 아이가) 대학교갔을 때. 아무도 모르게 하기로 했는데, 알려진 것만으로 부끄럽죠."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