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은 아이의 자해 흔적" 주장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홈스쿨링을 한다는 이유로 두 달여간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숨진 아이의 동생 2명은 아동보호시설로 인계할 수 있도록 부모와 분리한 상태입니다.
↑ 홈스쿨링 11살 초등생, 온몸 멍든 채 자택서 사망…친부·계모 체포/사진=연합뉴스 |
숨진 아이의 친부 A(39)씨와 계모 B(42)씨가 긴급체포된 것은 어제(7일) 오후로,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조사 중입니다.
A씨 등은 이날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 C(11)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 44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습니다. C군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숨진 아이의 몸에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됐습니다.
소방 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에 출동한 경찰은 이같은 학대 정황을 확인했고, A씨와 B씨를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몸에 있는 멍은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A씨 가정에서 이전에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접수된 전력은 없었습니다.
↑ '방치 아동'/사진=연합뉴스 |
C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아 미인정결석 처리된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인정결석은 합당한 이유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출석으로 인정되지 않는 결석을 뜻합니다.
이에 학교 측이 C군 부모에게 연락해 학업중단숙려제(학업을 중단하려는 학생에게 숙려기간을 주는 제도)를 안내했으나 이들은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아이를 홈스쿨링하고 있다"며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C군은 앞서 미인정결석 전에도 가정체험학습을 여러 차례 신청하고 학교에 종종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미인정결석 이후 C군은 관리대상 학생으로 분류돼 매달 정기적인 상담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임 교사가 집에 여러 차례 연락하고 교육 제도를 안내하기도 했으나 부모가 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교육 당국 방침에 따라 미인정결석 학생 중 안전 확인이 불가능하거나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은 '집중관리대상자'로 분류해 관리합니다. C군과 같이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도 집중관리
경찰은 A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C군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학대로 인한 사망이 맞는지를 함께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