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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사진 = 연합뉴스 |
최근 북한에서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생활 수준이 높았던 개성시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는 상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간부와 측근들을 두 차례 개성 현지로 파견해 실상을 파악하고 민심을 수습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이달 하순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농사 대책을 '절박한 초미의 과제'로 지칭하며 논의를 예고한 것도 이런 상황과 연관되어 보입니다.
6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개성에서는 식량난으로 하루 수십 명씩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고, 혹한 피해까지 겹쳐 극심한 생활고로 자살자까지 발생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특별시' '부촌' 등으로 꼽힌 개성시까지 '식량난 비극'이 닥치면서 북한 전역의 식량난이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성 상황에 대한 특별보고를 받고도 뒤늦게 지난달 중순 고위 간부를 현지로 파견해 실상을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개성 지역내 혼란이 심화하자 지난달 말 측근들을 다시 현지로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첫 번째 파견 후 개성시에 '2월부터 식량을 국정가격의 절반에 배급할 것'을 지시했으나, 두 번째 실상 파악 과정에서 민심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식량을 '무상배급'하라고 결정을 급변경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더욱이 이달부터 '전국적으로 배급량 중 일부를 반납하라'는 지시가 각 지방 당국에 내려졌는데, 이는 개성의 무상배급으로 부족해진 전체식량 비축량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실제 북한 매체에서는 '애국미 헌납운동'에 대한 언급이 부쩍 늘고 농민들에게 식량을 헌납하라고 연일 독려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개성시는 중앙당의 직접 관리를 받는 '특별시'로 '노동자들도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북한 주민들이 선망하는 도시"라며 "최근 알려진 개성의 비극이 북한 내부에 준 충격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해 말 장마당을 배제한 채 곡물의 생산·유통을 직접 통제하는 '신양곡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식량 조달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고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이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식량난에 신음하고 있는데도 김정은은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정책을 변경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식량 상황 안정에 써야 할 재원을 핵과 미사일 도발에 쏟아붓고 있어 제2, 제3의 개성 비극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7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발사 비용은 북한 전체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쌀값과 맞먹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심각한 만성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8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1430억 원(1억1000만 달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43발 발사에는 500억 원(3900만 달러)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17일 주최한 '북한군사포럼'에 따르면 ICBM은 한 발당 최대 3000만 달러,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은 500만 달러, SRBM은 5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됩
올해 북한이 발사한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을 합치면 최대 5억3000만 달러(6890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하기도 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