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이 '세계 최악'의 교통체증 도시로 꼽혔습니다. 런던 운전자들이 지난 한 해 교통체증으로 길에 버린 시간은 1인당 평균 156시간에 달하거든요.
미국 시카고는 155시간으로 두 번째로 막히는 도시였습니다. 허비된 시간과 연료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2천618달러, 우리 돈 약 326만 원이라고 하는데 시카고 도시 전체로 보면 총 95억 달러, 약 12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죠.
우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2018년 기준 차가 막혀 길에 버린 기름과 시간을 계산해 보니 68조 원에 육박했거든요.
이런 교통혼잡을 개선하겠다며 2021년 정부는 총사업비 3조 9천억 원을 투입해 23건의 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국토교통부가 혼잡을 개선해야 하는 곳은 놔두고 엉뚱한 도로의 건설만 승인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본인들이 의뢰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 결과는 싹 무시한 채 말이죠. 근데 그 이유가 '관할 지자체가 민원 발생 우려로 도로 건설을 반대해서'랍니다.
지자체의 의견을 중재, 조율하고 설득하는 게 국토부 역할 아닌가요?
국토부는 인제야 "지자체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동안 다른 일도 이렇게 처리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죠.
그런 그들 일 잘하라고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계속 교통난에 시달려야 하는 국민은 복장이 터질 수밖에요.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이상적인 관료는 영혼이 없다'라고 할 정도로 공무원의 중립과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관료가 누군가와 코드를 맞추고 눈치까지 보고 있는 겁니다.
과학적 검토를 거쳤음에도 누구 한마디에 조변석개하는 관료라면 더 이상 그 자리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한마디로 국민은 그런 관료 필요 없단 얘깁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지자체 빼고 '교통지옥' 해결?'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