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찰에 스스로 신고한 점 참작"
↑ 대전 법원/사진 제공=연합뉴스 |
지인이 자신의 아내에게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격분해 흉기 등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습니다.
지난달 31일, 대전고법 형사3부(정재오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4)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충남 보령시 B(60)씨의 아파트에서 지난해 1월 24일 오후 7시40분쯤부터 다음날 0시52분 사이 부엌에 있던 흉기와 주방 집기 등으로 B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마구 찌르는 등 폭행하고 손목 등에 자창을 가해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B씨는 아내에게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A씨는 사건 당시를 회상하며 "아내와 함께 B씨 집을 방문하여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거실에 나와 보니 B씨가 아내를 성폭행하려 하는 모습이 보여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공격하는 B씨를 방어하려다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정당방위"라는 주장에 대해, A씨와 B씨 모두 오른손잡이인데 피해자의 오른손 손등에 베인 상처가 발견된 점, 정수리와 뒤통수 부위에 다수의 자창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6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어 "상당한 출혈이 있었음에도 그대로 방치한 채 증거를 남긴다며 피해자를 촬영하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도 피가 묻은 바지를 세탁하는 등 행동을 했다"며 "그런데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판시했습니다.
2심은 "성폭행 여부는 적법한 형사공판 절차를 통해 가렸어야 함에도 살인을 저질렀고, 피해자의 사망이 예견됨에도 구호 조치조차 하지 않았다"면서도 "도주하지 않고 경찰에 스스로 신고한 점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