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사망…가해자 '징역 18년' 등 중형 선고
한국 '고데기 학폭'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
↑ '더 글로리'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이 입은 화상 흔적. / 사진 = 넷플릭스 |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말레이시아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말레이시아로 "더 글로리 시청 중 줄파르한 오스만을 기억하자"는 글이 여럿 올라왔습니다.
오스만은 말레이시아인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지게 했던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스만은 지난 2017년 5월 국방대학교 해군사관후보생 기숙사에서 끔찍한 폭력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에 다니던 18명의 학생들이었는데, 이들은 오스만이 기숙사에서 노트북을 훔쳤다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증기 다리미 등을 이용해 그를 집단으로 고문하고 폭행했습니다.
오스만은 심한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부검 결과, 오스만의 가슴과 팔, 다리 등에서는 약 90개의 화상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법원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와 살인 방조죄 등으로 6명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는 등 18명에게 중형을 내렸습니다.
'더글로리'를 본 말레이시아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가해자들이 주인공 몸 곳곳을 다리미와 고데기로 지지는 장면을 보고 이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온라인에는 "드라마를 보고 오스만을 떠올렸다", "오스만을 잊지 말자"는 등 글이 잇따랐습니다.
'더 글로리' 관계자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촬영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비 효과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실제 학교 폭력 사건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고데기 학폭 사건'입니다.
이 사건 가해자들은 고데기와 옷핀 등을 이용해 피해 동급생 한 명을 잔인하게 괴롭혔습니다. 특히 '온도를 확인하겠다'며 고데기로 팔을 지지기도 했는데 드라마에서 나온 장면과 똑같습니다.
당시 피해 학생은 꼬리뼈가 튀어나오고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5~6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학생들이 중형을 선고 받은 것과 달리 전과도 남지 않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주동자로 지목된 A 양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보호관찰' 조치만 내린 뒤 가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다른 가해자들도 그와 비슷하거나 더 약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내릴 수 있는 7가지 보호처분 중에는 소년원 단기·장기 송치 등 징역형과 비슷한 처분도 있습니
누리꾼들은 "저 가해자들은 지금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있겠네, 끔찍하다", "가해자는 떳떳하게 살고 피해자는 상처로 힘들게 사는 더러운 세상" 등의 댓글을 쏟아내며 분노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