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 전 실장, 1심 무죄 선고

"특조위 업무권한 추상적…증거 부족"
박근혜 정부 인사 전원 '무죄'

↑ 세월호 참사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 사진=연합뉴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이중민 부장판사)는 오늘(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 함께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 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인 피고인 9명에 대해 모두 무죄 선고했습니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는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또 이 전 실장 등에 대해 진상규명 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하게 하고 추가 파견이 필요한 공무원 10여 명을 보내지 않아 조사권을 방해한 혐의,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예산을 집행하지 않아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한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취지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특조위 공무원 파견 보류를 이 전 실장 등이 공모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조위가 보유한 진상규명조사 등의 업무권한은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라며 “권리해상 방해 대상인 ‘구체화된 권리’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특조위 강제 중단 혐의에 대해서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해 특조위 활동 기산일을 자의적으로 결정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이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