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간 문화적 정체성 갈등 있어"
올해 구정, 설의 영어 표현이 '음력 설'(Lunar New Year)이냐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냐를 두고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이에 외신들도 논쟁을 분석한 뒤 '음력 설' 표현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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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중구 남산종합사회복지관의 새해 맞이 떡국 대접 행사/사진=연합뉴스 |
28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은 논쟁이 확대된 배경에 중국 민족주의 고조와 아시아 국가 간 문화적 정체성 갈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중국 설이냐 음력 설이냐, 누구에게 묻느냐에 달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많은 중국인들이 ‘중국 설’ 표현을 고집하고 ‘음력 설’ 표현에 반발하는 데에는 강화된 민족주의 흐름이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음력 설' 지지자들은 "설이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러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고유의 명절로 자리 잡았으며 각기 다른 의례, 음식,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내 여러 언론사에서 참고하는 AP통신 스타일북은 '중국 설' 대신 '음력 설' 표현을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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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랜드가 개최한 '2023 계모년 설 놀이 한마당'/사진=연합뉴스 |
현재 중국은 설이 자국의 태양태음력을 바탕으로 했다며 동아시아 국가에 자국의 역사적 영향력을 강조하고자 중국 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중국 설' 표현을 써야 한다고 주장 중입니다.
이 논쟁은 여러 해 반복됐지만 영국 박물관이 'Korean Lunar new Year'(한국 음력설)이라고 표현해 중국에서 격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한국인이 주도하는 '음력설' 표현은 중국 문화에 대한 서구 국가의 이념적 공격"이라는 글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갈등을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진영의 충돌로 해석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중국 춘제를 한국의 것으로 생각하는 게 가능하냐", "크리스마스도 '미국 크리스마스'로 이름
CNN은 이와 관련해 최근 수년간 한국과 중국이 김치·한복 등의 기원을 둘러싸고 불화를 빚었으며 정치적 의견 불일치, 경제적 보복,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여행제한 조치 맞대응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해온 상황도 갈등에 일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