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도 이 그림이 모자로 보이십니까?
생텍쥐페리는 여섯 살에 화가의 꿈을 포기하게 된 이유를 '어린 왕자'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커다란 보아뱀이 코끼리를 통째 삼킨 그림을 어른들에게 보여줬더니 '모자'로 보길래 뱀 안에 코끼리를 그려 다시 보여줬더니. 이런 그림은 집어치우고 지리나 역사, 산수, 문법에 관심을 가지라 했다고요.
한창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우리 10대 청소년 상당수가 꿈이 없다고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등학생은 19.3%, 중학생 38.2%, 고등학생 27.2%가 그랬죠.
이유는 대부분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였습니다.
공교육에서 진로교육과 상담이 활성화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부모들이 '내신 잘 받고, 수능시험 잘 치르면 좋은 대학에 가고 그러면 꿈이 저절로 이뤄진다.' 라고 밀어붙여서는 아닐까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간조차 주지 않아서는 아닐까요.
'한국인은 서울대를 꿈꾼다지만 하버드는 행복과 관련이 없었다.'
로버트 월딩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하버드생과 빈민 청년 그리고 그 자손까지 85년간 2천 명의 삶을 추적한 결과입니다. 행복의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따뜻한 인간관계' 였다는데 특히 아동기 가족과의 관계는 7, 80대까지 행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새끼 때부터 2미터 끈으로 묶어 키운 코끼리는 다 자라 끈을 풀어놔도 반경 2미터를 넘어가지 않는다고 하죠. 자기의 몸이 얼마나 큰지 자기 힘이 얼마나 센지 모른 채 말이죠.
미래는 우리 어른들이 경험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방대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세계가 단지 2미터가 전부라고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딱 2미터만 가라고 강요하시겠습니까. 왜 미래가 무한한 아이들에게 '학습된 무력감'을 주려고 하십니까.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건 아이들 탓이 아닙니다. 그리고 꿈이 없는 아이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꿈이 없는 아이들…부모 탓?'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