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직장 내 괴롭힘 / 사진 = 연합뉴스 |
전북의 한 지역농협에서 직원이 간부의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25일 A씨 가족에 따르면 2019년 도내 한 농협에 A(33)씨가 입사했고, 지난해 1월 간부 B씨가 부임한 이후 모욕적인 말을 지속해 들어야 했습니다.
B씨는 직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A씨에 "왜 일을 그렇게밖에 못하냐",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A씨가 직원 주차장에 주차하자 B씨는 "네가 뭔데 여기에 주차하냐", "네 집이 잘사니까 랍스터를 사라" 등의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지난해 9월 27일 결혼을 2주가량 앞둔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당시에는 다행히 가족의 신고로 발견돼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농협 측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A씨는 전주의 한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농협 측은 지난해 12월 5일 정식 조사 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B씨와 그의 노무사 C씨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일하던 농협 근처에 차를 세우고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습니다.
A씨의 가족은 농협 측이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등을 분리하지 않아 2차 가해로 인해 A씨가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농협이 고용한 노무사는 C씨와 과거부터 알던 사이라서 농협 측에 유리한 판결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유서에는 "열심히 하려 했는데 사무실에서는 휴직이나 하라고 해서 힘들었다"며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대로 간다면 힘들 날이 길어지겠다고 생각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A씨 동생은 "형이 괴롭힘당할 때마다 세세하게 노트북에 정황을 기록했는데, 이를 알게 된 농협 측이 노트북을 무단으로 폐기했다"며 "컴퓨터에 증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노무사가 C씨에게 그 내용을 흘려 컴퓨터를 처분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을 규명하고, 형을 괴롭힌 간부와 방관한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노무사는 "C씨와 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B씨에게 유리한 증거자료와 참고인을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제출하지 않아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A씨 컴퓨터에 증거가 있다는 것을 C씨에게 전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농협 관계자는 "매뉴얼
한편 A씨 가족들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넣고 경찰에도 고소할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