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문 전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심정? 넥타이 선물 등 눈에 보이는 거”
“윤 정부 의전, 외교시스템 붕괴와 대통령 개인 실수 두 가지 같이 보여”
“2부속실 논란, 기괴한 상황 벌어질 수 있어 정상화 필요“
“문 전 대통령 전문성 최대한 인정해 줘”
“의도하지 않은 ‘퇴임 행사’가 가장 좋았다고 하셔”
“한미 정상 만찬 때 독도새우 내놔 일본 문제 제기”
“360년 된 씨 간장 한우구이에 미 수행원 먹어도 되냐?”
“정치? 매력 없고 멋있어 보이지도 않아. 자기가 가장 잘하는 걸 해야”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3년 1월 23일 (월요일) 오후 3시 30분
■ 진 행 : 정운갑 앵커 (논설실장)
■ 출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정운갑 > 문재인 정부 시절 1천 번이 넘는 행사와 이를 기획한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시절 에피소드를 담은 책을 출간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현 정부의 행보는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탁 전 비서관님, 안녕하십니까.
탁현민 > 네,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운갑 > 설날 떡국 맛있게 드셨어요?
탁현민 > (웃음)네, 떡국 먹었습니다.
정운갑 > 먼저 문재인 정부 국가 기념식과 행사 뒷얘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는데요. 사실 대통령 의전비서관이 이런 회고록을 쓴 건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어떤 계기로 책을 내게 됐습니까?
탁현민 > 글쎄요, 이게 제 개인의 회고만은 아닌 것 같아요. 일종의 기록이라고 보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할 텐데 정부의 5년의 공식적인 기록은 백서라는 형태로 정부 말에 발간이 되잖아요. 그런데 이제 사실은 백서에는 중요한 내용들이 주로 담겨 있고, 백서에 담기지 못하는,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 부스러진 이야기들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조금 아쉬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한번 정리해서 공식적인 기록에 담기지 못하는, 그렇지만 공식적인 기록을 만들기 위한 그 과정을 조금 얘기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하나 들었고요. 또 하나는 대통령이 지난 여름에 제주도로 휴가를 오셨었는데 제가 대통령께, 전 대통령이시죠.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회고록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니까... 그랬더니,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옆에서 지켜보니 사람들은 대통령이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결과만 알고 있더라, 그런데 결과만큼 중요한 게 그 과정인데 본인도 문 전 대통령께서도 만약에 본인이 회고록을 쓰시겠다면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들 좀 써줬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을 좀 듣고 그러면 저도 한번 정리해 봐야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정운갑 > 탁 비서관 시절 청와대의 여러 의전 행사가 화제가 됐잖아요. 호평 이면에는 쇼라는 지적도 뒤따랐고요. 문재인 정부 1,825일 동안 천 번이 넘는 행사가 치러졌다고 했는데, 행사를 기획할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습니까?
탁현민 > 글쎄, 그게 조금씩은 다 다르죠. 국가 기념식 같은 경우에는 국가의 정체성이 담겨 있는 거니까 그런 부분을 강조하려고 했고. 대통령의 일정은 그때그때 대통령이 갖고 있는 생각들의 반영이거든요. 또 그런 것들이 중요한데 일관되게 하나를 꼽자면 역시 그 행사나 그 기념식을 왜 하는지에 대한 본질에 대한 고민을 우선했던 것 같아요. 이게 이제 말은 이렇게 건조하게 들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행사가 있었어요. 유해 봉환식을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으로 국민들이 바라볼 장면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그 유해가 서울공항에 첫발을 내디딜 때 그 모습이거든요. 제가 그 장면을 혼자 상상하면서 만약에 내가 홍범도 장군이라면, 내가 살아서 돌아온다면...
정운갑 > 아.. 그 주인공으로 들어가 보는군요?
탁현민 > 네, 그 안에서 그 첫발을 딱 내디딜 때 어떤 소리를 듣고 싶을까? 그랬더니 떠오르는 게 애국가더라고요. 그 애국가는 요즘 부르는 안익태 버전의 애국가가 아니라 올드 랭 사인 버전의 애국가였겠죠. 그래서 그 노래를 가장 먼저 연주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식인 거죠. 그러니까 그 대상에 대한 본질, 행사의 본질을 우선에 놓고 고민하는 것이 아마 문재인 정부 기념식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운갑 > 행사 때마다 나오던 음악이 화제가 된 경우가 많았잖아요. 사실 어떤 장면이라는 게 음악과 녹아들 때 기억이 훨씬 더 오래가고 새록새록 하잖아요. 어떤 기준을 갖고 직접 선곡하셨습니까?
탁현민 > 국가 기념식은 짧게는 몇 십 년, 길게는 70년~80년 동안 유지돼 오던 일종의 형식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세월이 흐르니까 본질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게 되는 거죠. 그러면 사람들이 상당히 공허하게 행사를 바라볼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재미가 없고 동의가 안 되고 공감이 안 되고. 그러면 거기에 요즘 사람들 우리 국민들이 지금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한데, 그게 지금 말씀해 주신 음악이 가장 효과적인 어떤 하나의 장치였고 어떤 때는 노래의 제목을 먼저 떠올릴 때가 있고요. 어떤 때는 노래의 가사를 떠올릴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노래와 제목과 가사는 상관없지만, 음조와 또 분위기를 떠올릴 때도 있죠. 그런데 어쨌든 중요한 것은 하나의 음악이 그 상황에 얼마나 맞아떨어지고, 동의가 되고 공감이 되느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운갑 >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 행사들이 참 많았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서 한미정상회담 또 ‘봄이 온다’ 평양 공연도 있었고요. 이런 굵직굵직한 행사를 진행할 때 특히 신경 쓴 부분, 또 뒷얘기로 전해 줄 일화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탁현민 > 외교 행사를 여쭤보시니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외교 행사는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번째 국빈 행사였죠. 그게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빈 행사이기도 했고 국빈 만찬에서 화제가 됐던 게 독도 새우라는 음식이었는데 여러 번 얘기는 하기는 했지만 독도 새우라는 게 당시에 독도 문제를 일본이 계속 문제 제기해 왔기 때문에 사실 조금 예민할 수는 있었는데, 제가 음식으로 독도 새우라는 새우를 내놓을 것을 결정하면서 독도새우가 도화새우라고도 불리고 또 다른 이름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메뉴에 독도새우라고 굳이 표기를 할까, 말까를 고민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도새우라고 알고 있으니 그거를 또 다르게 표현하는 것도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나 싶어서 독도새우라고 표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 정부에서 독도새우를 가지고 여러 문제를 제기했죠. 공식적으로 일본 외교부에서도 문제 제기를 했고, 나중에 이제 저희에게 “왜 만찬에 독도 새우를 내놨느냐” 라는 질의까지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이걸 진지하게 얘기하기가 좀 그래서 제가 뭐라고 대답했냐 하면, “대한민국 국빈 만찬에 뭘 내놓을지는 우리가 결정한다” 그렇게만 얘기한 적이 있고, 사이드 얘기로 사실은 그 자리에서 더 화제가 됐던 건 360년 된 씨 간장으로 만든 한우 구이였어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우 고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놨던 음식이었는데 그 자리에서는 독도 새우보다는 그 음식이 훨씬 더 유명했는데, 이유가 미국 수행원들과 고위 관료들이 ‘이게 360년이 된 건데 먹어도 되냐, 우리나라보다 오래된 건데...’ 그런 어떤 에피소드도 있었죠.
정운갑 > 이런 공연 기획에 있어서 대통령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갈등은 없었습니까? “칭찬은 못 받았다” 이런 얘기가 후일담으로 전해졌습니다마는 (웃음).
탁현민 > (웃음) 대통령과 의전 비서관은 갈등의 관계는 아니고요. 그런 걸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 제가 본의 아니게 정치는 아니지만 정치적인 일을 해왔던 거잖아요. 그런데 항상 한 명의 전문가로서 그런 일들을 해 보면 가장 답답했던 게 뭐냐 하면 항상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요. 그건 행정부도 마찬가지고 정당도 마찬가지고, 어느 분들이나 다 똑같이 우리에게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문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전문가가 뭔가 안을 만들면 꼭 비전문가들이 결정해요. 그 과정에서 좋은 게 나빠지고 더 좋아질 수 있는데 덜 좋아지는 거거든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그 전문성을 최대한 인정해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후회 없이 여러 가지 일들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운갑 > 지금 돌이켜 봤을 때 기억에 남는, 또는 너무 아쉬웠던 행사가 있었다면 어떤 겁니까?
탁현민 > 제가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서 오늘 그 질문이 또 나올 것 같아서 고민을 해봤는데, 저는 저에게는 사실은 1,195개의 행사가 다 각별하고 하나하나 물어본다면 다 얘기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제가 양산에 대통령 뵈러 갔다가 책에 나와서 인사드리러 갔다가 문 전 대통령께 똑같은 질문을 했었어요. 아마 이 자리에서 처음 말씀드리는 것 같은데, “대통령님은 가장 좋았던 행사 기억에 남는 행사가 뭡니까?” 그리고 저는 제가 했던 여러 행사 중에 하나를 기대하고 있었죠. 전혀 엉뚱하시게도, 마지막 날 퇴임했던 날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윤석열 대통령, 그러니까 새 정부가 그날 오전에 새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는 날 자정에 청와대를 개방한다고 그랬거든요. 사실 되게 기분이 나빴어요. 그러면 주무시고 계실 때 사람들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몹시 언짢았는데 대통령께서 “그거를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하루 일찍 나가자” 해서 밖으로 나가셔서 하루를 주무시고 가셨는데, 나가시는 날 대통령을 좋아하고 아껴주셨던 많은 분이 청와대 입구부터 청와대 앞에 분수대까지 자발적으로 모여서 정말 의도하지 않은 퇴임 행사가 만들어졌거든요. 대통령께서는 그게 가장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동의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1,195개나 만들었는데 그중에는 하나도 안 고르시고 그걸 고르셨네,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정운갑 > 문재인 정부 인사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연이은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북 카페에 대해서도 정치적 해석들을 한 바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문 정부 출신 인사들이 모여서 정책포럼 ‘사의재’를 창립했는데요. 지난 정부 인사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 이런 정치적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탁현민 > 제가 정치적인 일로부터 항상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또 앞으로는 제가 이미 여러 차례 공언했지만, 현실 정치와 결별 아닌 결별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그래서 깊은 내막은 모르겠지만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와 해석, 그리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은 그 정부에 몸담았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겠죠. 그래서 저는 그 ‘사의재’ 포럼의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다만 이제 그게 하나의 정치세력화 하겠느냐... 그건 저로서는 사실 큰 관심도 없고 또 잘 모르겠습니다.
정운갑 > 제가 탁 전 비서관을 보면 이걸 꼭 물어보고 싶었는데요. 사실은 아까 의전 자체도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잖아요.
탁현민 > 정치적 행위였죠.
정운갑 > 정치적 행위였고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요. 당내 일각에서 친이, 친문의 분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제가 여쭤보고 싶은 건 지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바라보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심정은 과연 어떨까, 라는 겁니다.
탁현민 > (웃음) 제가 참 제 마음도 잘 모르겠는데, 대통령 마음과 대통령이 생각하는 현 민주당 대표님의 마음까지는 알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저는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을 보면 가장 그게 정확하지 않을까요? 주변의 어떤 해석이나 비평보다도. 그래서 제가 기억하기로는 선거 직전에 이재명 대표 당시 후보를 청와대로 모셔서 오찬과 격려를 하시고, 또 본인이 매시던 넥타이까지 선물로 줬던 기억. 그 자리에는 제가 같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하나의 대통령의 마음이었고, 퇴임하시고 난 이후에는 이미 제가 알기로는 한 두어 번 이상 양산에서 두 분이 같은 시간을 보냈었고. 여러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셨던 것으로 알고 있어서 그걸 보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님의 케미랄까요, 혹은 관계랄까요. 그게 가장 정확하게 눈에 보이는 거 아닐까요? 그 외에 다른 여러 정치적 해석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마는 저로서는 사실 별 무관심입니다.
정운갑 > 윤석열 정부가 2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미국, UAE 순방 등 해외 순방 과정에서 이런저런 논란거리가 생깁니다. 탁 전 비서관이 윤 정부 의전 평가에 대해서 묻자, ‘평가 불가다’ 이런 답을 한 바가 있는데요. 어떤 의미로 한 얘기입니까?
탁현민 > 진짜 다른 사람의 혹은 다른 정부가 했던 것을 평가하게 될 거라고는 솔직히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 저를 따라다니는 질문 중 하나가 그거여서 그런데, 또 한 번 되풀이해서 말씀드리면 외교 행사에서... 외교 행사는 사실은 사고가 나기가 상당히 어려운 구조예요. 외교부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가 대통령이 해외에 나갔을 때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들을 상당히 공을 들여서 세팅하고.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면 지지율이 올랐던 게 완벽하게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대부분 그렇거든요. 아주 특별한 몇 번을 제외하고는 다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지금 해외에 나갔다가만 오면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혹은 다른 문제들을 야기하잖아요. 결국은 두 가지 문제밖에 없는 거죠. 하나는 외교 시스템 혹은 외교 행사의 시스템이 붕괴됐거나, 하나는 대통령 개인의 실수가 연발이거나. 저로서는 그 두 가지가 같이 보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평가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정운갑 > UAE 순방 때도 그렇고, 김건희 여사의 행보가 활발합니다. 많은 사진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여사의 움직임과 관련해서 ‘스스로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건 어떤 의미입니까?
탁현민 > 그건 어떤 제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대통령은 국민이 부여하는 권한이 있잖아요. 그리고 그 권한에 따른 책임들도 분명히 있고. 그런데 여사님은 사실 선출된 권력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 것들을 대표하거나 위임받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여사님의 일정들이나 일종의 아이덴티티를 관리해 주는 비서관실이 꼭 필요하고, 그 비서관실들이 그 역할을 하고 거기에 책임을 묻는 구조였는데, 지금은 그것조차도 없단 말이에요. 그러면 결국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모든 일들은 김건희 여사 스스로의 책임이라고밖에 할 도리가 없는 거예요. 그것이 문제가 돼도 김건희 여사의 책임이고, 잘 돼도 김건희 여사의 책임인데, 제가 겪고 생각한 바로는 부여받지 않은 권력을 마음대로 행사하다가는 결국은 그 화살과 책임이 언젠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가장 적절한 수준을 본인 스스로 판단하는 게 1차고, 그것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이 2차다, 그 말씀을 드린 겁니다.
정운갑 > 그러면 지금이라도 제2부속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탁현민 > 지금 얼마나 기형적인 구조냐 하면요, 제1부속실이 대통령과 여사의 모든 것들을 공동으로 하고 있단 말이에요, 두 분의 일들을. 그러면 산하 비서관실이나 부처들은 1부속실의 어떤 명령도 이게 대통령의 뜻인지 여사의 뜻인지를 모르는 거예요. 그냥 1부속실의 명령이니까, 하는 구조란 말이죠. 그것은 자칫 잘못하면 월권이면서, 대통령이 받아야 할 예우와 의전을 여사가 받게 되는 아주 기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죠. 이미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정상화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정운갑 >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기고 여러 행사들이 다양한 곳에서 치러지다가 최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가 이어집니다. 영빈관 활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탁현민 > 저는 청와대를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일관되게 문제점들을 지적했던 한 사람으로서 바로 지금의 구조를 보면, 저희의 우려 저와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들의 우려가 바로 눈에 보인다고 생각해요. 잠은 새로 지은 한남동 관저에서 자고, 업무는 용산에서 보고, 행사는 청와대에서 해요. 한 군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굳이 이렇게 흩트려놓고, 계속해서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하고, 업무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도대체 이 구조를 왜 고집하는지 경험했던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정운갑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내년 4월 총선이라든가 정치 계획, 이런 건 없는지요?
탁현민 > (웃음) 전혀... 저는 사람이 자기가 가장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정치는 제가 가장 잘하는 일도 아니고요, 또 매력이 없고 멋있어 보이지가 않습니다.
정운갑 > “국가가 무엇을 기념하고 무엇을 추념하는지가 곧 국가의 정체성이다.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곧 그의 철학이다.” 탁현민 전 비서관의 말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탁현민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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