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기 동아시아 전염병 유행, 인구 급감·불경기로 이어져
![]() |
↑ 작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다시, 연결: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설명회 / 사진=연합뉴스 |
'기후'와 '전염병'도 고대 통일신라의 멸망 원인일 수 있다는 추론이 제기됐습니다.
의학사 연구자인 이현숙 한국생태환경사연구소장은 최근 학회지 신라사학보에 실은 논문 '생태환경으로 본 신라멸망에 대한 시론'에서 한랭건조한 기후에서 천연두(두창) 등 전염병이 유행하면서 통일신라가 몰락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8~9세기 동아시아에서 천연두 등 전염병이 대유행한 점과 신라가 멸망한 때와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당이 멸망하는 등 9세기 말부터 10세기 초 사이 한중일 3국에서 사회변화가 이뤄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오늘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소장은 통화에서 "인간과 병원체 모두 생태계 일부로서 (인간과 병원체) 서로 간 상호작용이 역사에 큰 영향을 줬다"며 "8~9세기 동아시아 전염병 유행을 기후와 관련지어 논의해 신라를 멸망하게 한 생태환경 요인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9세기 초인 신라 헌덕왕 때 음력 5월과 7월에 눈이 내렸다는 삼국사기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8~9세기 당과 신라 기후는 한랭건조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제주 당처물동굴 석순 탄소동위원소 분석 연구에서도 750년 이후 한반도 남부가 매우 한랭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한랭건조한 기후는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됐으며, 기근을 일으켰고 이는 '영양상태가 불균형해 면역력이 약한 대규모 인구집단'을 만드는 데 일조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논문은 천연두가
이어 8~9세기 동아시아에서 전염병 유행은 사회를 악순환에 빠뜨렸고 이는 인구가 급감과 불경기로도 이어졌다고 짚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