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예상 지출 평균, 가족 용돈 38만 원·차례 준비 25만 원·선물 40만 원
고물가에 차례상도 간소화..."밀키트 사용하겠다" 66.7%
↑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 한 시민이 진열된 과일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나물이며 과일, 생선까지 안 오른 게 없습니다. 무서워서 장을 못 보겠어요."
설 명절을 앞둔 16일 오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재남(71) 씨가 한 말입니다.
그는 "작년에는 차례상을 차리는 데 20만 원 정도 들었다면 올해는 두 배는 드는 것 같다"며 "재래시장이 저렴할 줄 알고 왔는데 똑같이 비싸서 이것만 사고 오일장에 가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명절 비용 지출'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1일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달 27∼29일 인크루트 회원 828명을 설문한 결과 10명 중 4명이 설 연휴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명절 스트레스 지수를 묻는 문항에 15.4%가 '매우 높다', 25.1%가 '약간 높다'고 답했고, '매우 낮다'는 7.6%, '약간 낮다'는 16.9%로 비교적 적었습니다.
스트레스 이유 1위로는 명절 비용 지출(21.8%)을 꼽았고, 적어지는 개인 자유시간(17.3%), 가족 간 의견 다툼(15.2%), 잔소리(12.2%)가 뒤를 이었습니다.
명절 비용 지출이 얼마나 부담스럽냐는 질문에는 '매우 부담'(12.8%), '약간 부담'(34.2%), '보통'(32.7%)이라는 응답이 대다수였습니다. 부담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습니다.
설 예상 지출 평균값은 항목별로 가족 용돈 38만원, 외식 21만 원, 교통 13만 원, 차례 준비 25만 원, 선물 40만 원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설날에 자녀가 부모에게 드리려는 용돈은 30만 원이 대세인 것으로 19일 나타났습니다.
한화생명이 자사 및 계열사 임직원 2천6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보니 올해 설 부모에게 드릴 용돈으로 36.2%가 30만 원을 선택했습니다. 이어 20만 원(26.6%), 50만 원(23.5%), 50만 원 초과(9.7%), 10만 원 이하(1.9%)가 뒤를 이었습니다.
아울러, 차례 준비 비용과 관련해 한국물가협회가 이달 5∼6일 전국 전통시장 8곳에서 차례 용품 29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25만 4천3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설(24만 290원)보다 5.8%(1만 4천10원) 오른 수치입니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차례상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66.7%는 이번 설에 차례상을 간소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복수 응답)는 가사노동 부담을 덜기 위해(47.6%), 고물가에 재료비 부담(44.0%) 등이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정영선(64) 씨는 "작년 차례상엔 과일을 일고, 여덟 가지는 올렸는데, 올해는 사과, 배, 밤, 대추, 곶감 다섯 가지만 올릴 생각"이라며 "도라지, 고사리는 생략하고, 콩나물, 시금
차례상을 간소화한다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간편식이나 밀키트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직접 음식을 만들면서 간편식과 밀키트도 활용하겠다는 응답은 46.7%, 간편식 또는 밀키트로만 차례상을 차리겠다는 응답은 9.6%로 나타났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