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 전동차에 '그라피티' 그리고 도망…미국인 국내 송환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 침입
공범 이탈리아인은 아직 소재 파악 중

↑ 인천지하철 2호선 전동차에 그려진 그라피티 / 사진=연합뉴스

지하철 차량기지에 잠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리고 도주한 외국인 남성 2명 중 1명이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오늘(19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혐의로 미국인 A(27)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범 B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지난해 9월 14∼24일 공범인 이탈리아인 B(28)씨와 함께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침입해 전동차 외벽에 래커 스프레이로 알파벳 글자 등 그라피티를 그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24일 인천에서는 인천 남동구 한 지하철 차량기지의 전동차 외벽에 A씨 등이 그린 가로 2m·세로 1m 크기의 'WORD'라는 알파벳 글자 그라피티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 'X-Mas', '3enn' 등의 단어 그라피티도 발견됐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주로 철로 주변의 고압 전류가 끊어지는 심야 시간대를 노려 철망 등을 끊고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인천 지하철 운영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조사를 벌여 왔습니다. 당시 이들은 인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였고,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1월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으며 전날(18일) 한국에 강제 송환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가능성 등을 고려해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B씨도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