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전원해고?…한국와이퍼, 노동자 209명 해고 '먹튀 논란'

청산 절차 8일 만에 해고 통지
세제 혜택 받고 철수…‘먹튀’ 논란

↑ 한국와이퍼가 금속노조 와이퍼분회 노조원들에게 보낸 해고예고통지서. 209명 전원은 지난 16일 해고예고통지서를 우편으로 전달 받았다. / 사진=와이퍼분회 제공

일본계 외국투자자본기업(외투기업)인 한국와이퍼가 관리자를 제외한 소속 노동자 209명 전원에게 해고를 예고했습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해고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17일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에 따르면, 이 회사 노동자 209명은 지난 12일자로 작성된 '해고예고 통지서'를 전날(16일) 받았습니다. 이 통지서에는 다음달 18일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국와이퍼·덴소코리아·금속노조는 2021년 조합원 총고용 등을 담은 고용안정 협약서를 작성했지만, 사측은 일방적으로 청산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청산 반대 및 고용승계를 걸고 파업을 벌였고, 지난해 12월 20일, 12월 27일, 그리고 지난 5일 노사 교섭이 진행됐으나 결렬됐습니다.

현재 노조는 설비 반출을 막기 위해 30명씩 2조 2교대로 공장에서 숙식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 ‘일본덴소는 기만적인 청산 철회하라’라는 단체복을 입은 금속노조 와이퍼분회 조합원들이 경기 안산 한국와이퍼 공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와이퍼분회 제공

경기 안산에 있는 한국와이퍼는 일본 자동차 부품기업 '덴소'의 자회사입니다. 한국와이퍼가 생산한 제품이 덴소코리아를 거쳐 현대자동차로 납품됩니다.

지난 7월 덴소코리아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30년간 운영해온 한국와이퍼를 청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덴소코리아는 생산시설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디와이오토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노동자들에게 고용승계를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동계는 일방적인 사업 철수는 '먹튀'라며 사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