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생방에 잠든 여성 성폭행 30대 남성, 징역 7년

검찰 9년 구형했으나…재판부, 징역 7년 선고
범행 방송, 플랫폼 페이지 메인 상단에 노출되기도
방송 매니저, 만류하는 시청자 '강제 퇴장'

인터넷 생방송 중 수면제를 먹고 잠든 여성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인터넷 방송'/사진=연합뉴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오늘(11일) 선고 공판에서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7년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1심 선고 전 마지막 공판에서 징역 9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 '졸피뎀'/사진=연합뉴스

사건은 지난해 6월 28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한 오피스텔에서 벌어졌습니다.

A씨는 함께 방송하던 여성 B씨가 술에 취해 수면제를 먹고 잠들자 B씨를 성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인터넷 방송 동료들로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를 찍으며 시청자들과 대화하는 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잠든 B씨를 동의 없이 성추행 하기 시작한 A씨는 약 300명의 시청자가 실시간 방송을 보고 있음에도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게다가 이들 방송은 플랫폼 메인 페이지 상단에 노출됐다고 전해졌습니다. '방송 매니저'를 맡은 또 다른 방송인들은 '그만하라'는 일부 시청자의 만류에 도리어 이들을 강제 퇴장시키는 등 범행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일부 시청자들의 신고를 토대로 오후 5시쯤 오피스텔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잠이 든 B씨도 있었습니다.

B씨는 범행이 이뤄진 것 자체를 몰랐고, 성관계 역시 합의가 없었다고 진술하며 강한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 '법원'/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고 그 장면이 인터넷 방송으로 실시간 송출돼 수백 명이 시청했다"며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데도 피고인이 피해 복구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