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할머니 도운 '말년 병장'…혹한기 훈련 동참 위해 휴가 조정까지?

"마지막 혹한기 훈련 동참하고 싶어" 전우애 드러내
'군인정신' 높이 산 육군, 사단장 표창 수여 예정

높이 쌓인 폐지가 무너져 난감한 기색인 할머니를 보고 곧장 달려가 도운 육군 '말년' 병장이 사단장 표창을 받습니다.

↑ 이달 6일 영등포역 인근에서 폐지 수집 주민을 돕는 병사/사진='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영상 캡처

신년부터 온라인을 달군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은 육군 32사단 98여단 기동중대 기관총사수 이석규(21) 병장입니다.

다음 달 전역을 앞둔 그는 폐지 할머니를 돕는 모습이 우연히 포착돼 온라인상에서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이 병장의 미담은 이달 초,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 영상이 올라오며 알려졌습니다.

영상에는 폐지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 수레에 난감해하는 할머니를 보고 백팩을 맨 병사가 다가가 돕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제보자는 "오늘(6일) 오후 2시 30분쯤 영등포 근처 카페에 앉아 있었는데 창문 너머로 어떤 할머니께서 폐지 묶음이 기울어져서 힘들어하고 계신 걸 보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떤 국군장병 한 분이 다가오시더니 할머니를 도와주시는 걸 보았습니다. 날도 많이 추웠는데 망설임 없이 할머니를 도와드리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제보합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엄마 미소가 절로 났다',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이달 6일 영등포역 인근에서 폐지 수집 주민을 돕는 병사/사진='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영상 캡처

부대 복귀 후 혹한기 훈련 중이라는 이 병장은 오늘(10일) 육군 관계자를 통해 연합뉴스에 소감을 전했습니다.

그는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가 없는 것 같아 뛰쳐나가 도왔다"고 회상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알려지니 쑥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마지막 휴가는 복귀 1~2일 후 전역하도록 일정을 짜지만 그는 군 복무 마지막 혹한기 훈련에 동참하고자 휴가 일정을 조정해 이달 6일 부대에 복귀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일정에 대해선 "남은 군 복무기간을 전우들과 혹한기 훈련을 하며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어서 휴가 일정을 조정했을 뿐"이라며 전우애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육군은 휴가 중에도 군인정신을 실천한 이 병장의 전역식에 사단장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본래 사단장 표창을 받으면 포상 휴가도 뒤따르지만 이미 전역일이 정해진 이 병장에게는 이 같은 혜택이 없습니다.

이 병장은 오는 13일, 혹한기 훈련을 마친 뒤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나갔다가 다음 달 1일 복귀해 이튿날 전역할 예정입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