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선 주차 구역' 가로막고 서 있어…주차장에서 난 싸움

사연 제보자 "우대인 거지 전용 아니야"
서울시, '여성 우선 주차장 → 가족 우선 주차장'으로 전환

↑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갈무리

복합쇼핑몰을 찾은 한 남성이 ‘여성 우선 주차 구역’에 자리를 맡고 있는 여성과 다퉈 해당 자리에 주차하지 못했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유튜브 ‘한문철 TV’에 '여성 전용 주차장에 남성이 주차하려 했다고 안 좋은 댓글이 달려도 좋습니다. 주차장 선점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3일 올라오면서 해당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1일 정오쯤 아내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복합쇼핑몰을 찾았을 당시 빼곡한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발견했지만, 한 여성(이하 B씨)이 주차 공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담긴 대화를 들어보면 A씨는 “여성 전용 주차 구역은 (여성) 우대이지, 전용은 아니다”면서 B씨에게 비켜날 것을 요구했고, B씨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A씨가 경적을 울리자 B씨는 “자리 있어요”라고 말했고, A씨는 “차가 먼저잖아요”라며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B씨는 “(앞에) 차 있잖아요”라며 자기 차가 주차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B씨 가족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과 어린아이가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B씨는 A씨에게 다가가 “여기 주차 (자리) 맡고 있다. 저희가 먼저 (자리) 잡았고, 지금 (차가) 왔다”고 했습니다.

이에 A씨는 “차가 먼저이지 않냐. 제가 먼저 왔다”며 “다 물어봐라. 사람이 와서 (주차 자리) 잡는 게 먼저인지, 차가 들어오는 게 먼저인지”라고 말했습니다.

B씨는 이에 “그렇더라도 아이가 있지 않냐”며 “죄송한데 여기 여성 전용 주차장”이라고 맞섰습니다.

↑ 사진=유튜브 '한문철 TV' 갈무리

A씨는 또 "우대인 거지 전용이 아니다"라며 "운전자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

몇 초 뒤 B씨의 차 운전석에서 B씨의 남편이 하차했고, B씨는 “(운전자는 원래) 나다. 나인데, 아이 때문에 지금 남편이 바꿔서 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B씨의 남편이 A씨에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는데 양해를 부탁드리는 거다. 죄송한데 이번만 양해해 달라. 아이가 있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상황은 마무리됐습니다.

A씨는 “여성 전용 주차장에 남성도 주차해도 된다는 것과 빈 주차장 자리를 선점하는 게 잘못됐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제 잘못이 있는지, 이럴 땐 피하는 게 상책인지 궁금하다”며 사연을 제보했습니다.

이와 관련 실시간 시청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여성 전용 구역엔 남성은 갈 수 없다'가 10%, '갈 수도 있다'가 90%로 나왔습니다.

한 변호사는 “장애인 주차 구역에 불법 주차를 하면 벌금을 내지만, 여성 전용 주차 구역에 차를 댄다고 처벌되진 않는다. 여성 우대지, 전용은 아니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느 것이 정답인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성 우선 주차장은 2009년 서울시가 추진한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시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다만 서울시는 지난해 여성 우선 주차장을 임산부, 영유아, 이동이 불편한 가족을 동반한 차량을 위한 ‘가족 우선 주차장’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